[이사람]한대현 대경바스컴 사장

 “자체기술로 외산 방송장비와 승부하겠습니다.”

 대경바스컴의 한대현 사장(56)은 대부분 외산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방송장비 시장에서 자체기술로 방송장비를 개발·제조하는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제조기술과 엔지니어 확보 등의 어려움으로 대부분의 장비관련업체들이 자체개발을 포기하고 수입에 주력하는 상황에서 자체기술로 다양한 장비를 제조하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에만 의존하다 보면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운 공급업체의 횡포에 휘둘리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중국이 가격이 싼 것은 사실이지만 품질은 아직 우리가 한수위이므로 중국은 품질로 따돌리고 외산 고급 브랜드는 유통단계를 줄이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35년 동안 전자유통업에 종사해 온 한 사장은 국내로 들어오는 유명 외산장비는 본사·총판·대리점 3개 업체의 이익을 모두 챙겨야 하는 구조로 인해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약점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96년 한 사장은 품질은 중국보다 우수하고 가격은 유명 외산장비보다 저렴한 장비개발을 결심하고 당시 일본제품이 시장을 주름잡고 있던 무선마이크 시장에 자체기술로 개발한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진입을 선언했다.

 “그간 지속적으로 제조품목을 확대해 지금은 마이크에서 앰프·믹서·영상장비 등 주요 방송장비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특히 마이크는 품질이 좋기로 소문이 나 지금은 전체 시장의 50% 정도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스피커 전문업체를 인수해 산업용 대출력 스피커도 생산하고 있으며 다음달에 출시될 대기기능이 가능한 회의시스템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개발된 사례가 없는 시스템으로 특허도 출원된 상태다.

 단순생산 유통 외에 방송관련 설계컨설팅도 지원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17명의 전문 엔지니어도 상주, 대기하고 있다.

 한 사장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앞으로도 자체생산품목을 더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99년에 설립된 부설연구소에는 9명의 연구인원이 제품개발에 몰입하고 있다.

 특히 한 사장은 영업과 개발관련 부서에서는 항상 전체인원의 10% 정도에 이르는 초과인원을 유지하고 있다. 비용이 더 들더라도 우수한 인원을 확보, 필요한 제품개발에 즉시 투입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18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대경은 올해 23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이달 안에 코스닥 재심사도 청구할 예정이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