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 주변기기 양대산맥인 유니텍전자와 슈마일렉트론의 영역다툼이 치열하다.
유니텍전자(대표 백승혁·사진)가 주기판 유통사업을 무기로 업계 선두를 고수한다면 슈마일렉트론(대표 윤제성·사진)은 그래픽카드를 앞세워 이 분야 다크호스로 부상하는 업체다. 두 회사는 지난해 PC시장 침체가 가속화되자 수익원을 다양화하기 위해 사업분야를 잇따라 확장하면서 곳곳에서 일전을 펼치고 있다.
두 회사의 신경전은 지난해 9월 슈마일렉트론이 국내에 독점공급하던 대만 이폭사의 주기판을 유니텍전자 관계사인 미디테크가 병행수입하면서 비롯됐다.이에 슈마는 유니텍전자가 독점공급하던 대만 MSI사의 제품을 수입하면서 맞대응에 나섰다.
주기판 수입으로 시작된 영역다툼은 급기야 그래픽카드 분야로 번지고 있다. 그동안 엔비디아 칩세트 그래픽카드만을 생산해 오던 슈마는 지난 3월부터 ATI 그래픽카드 판매에 나서면서 유니텍전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동안 ATI 시장은 유니텍전자가 국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고수해 온 분야로 슈마의 참여로 유니텍의 입지가 크게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유니텍도 ATI 카드만을 판매하던 정책에서 탈피해 엔비디아 그래픽카드의 수입판매에 나서며 맞불을 놓았다.
양사의 치열한 자존심 경쟁은 올해부터 새롭게 진출하는 신규사업에서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유니텍과 슈마는 수년 동안 유통시장에서 쌓은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워 올해 스피커·PC케이스·베어본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종합 주변기기 업체로의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기존 사업의 ‘수성 내지 소폭의 성장’만을 기대하는 대신 신규사업에서 100억원대의 매출달성을 목표로 해 이 실적에 따라 시장 우위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성장세가 주춤했던 유니텍전자에 올해는 신규사업 성패에 따라 재도약할 수 있는 계기고 슈마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며 선두로 도약할 수 있는 분기점이기 때문이다.
윤제성 슈마일렉트론 사장은 ”오랫동안 그래픽과 사운드카드 등을 직접 제조하며 기술 노하우를 쌓아와 신규사업에서도 경쟁사보다 우위에 있다”며 “올해 스피커·케이스·파워를 새롭게 선보여 이 분야에서 1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승혁 유니텍전자 사장도 “10여년 동안 주변기기 유통사업을 펼치면서 어느 업체보다 탄탄한 자가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했다”며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워 종합 PC 주변기기 업체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