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WCDMA 테스트 놓고 논란

 최근 중국 정보통신당국이 실시한 WCDMA 장비 테스트 결과를 놓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중국 신식산업부 산하 연구기관인 엠티넷이 전세계 통신장비업체들을 상대로 WCDMA 장비 평가시험을 실시한 가운데 비공식적인 통로로 시험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엠티넷 테스트=지난해 서류평가를 위주로 1차 테스트를 실시했던 엠티넷은 올해 들어 장비 성능에 초점을 맞춘 2차 테스트를 지난 수개월간 진행해왔다. 이번 테스트는 중국이 자국 통신환경에 적합한 WCDMA 규격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향후 통신사업자의 장비 입찰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중국정부가 직접 시행한 테스트라는 점에서 전세계 장비업계의 관심을 모아왔다.

 중국 업체인 화웨이·ZTE를 비롯해 노키아·노텔·루슨트 등이 참여했으며 한국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둥팡통신과 중팡통신 등 현지 업체와 함께 테스트에 참가했다.

 ◇한국업체 탈락(?)=베이징모닝포스트와 인터넷매체인 시나닷컴 등의 중국 언론은 최근 엠티넷 테스트 결과 화웨이가 1등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노키아·에릭슨·지멘스-NEC·노텔이 1등급(first tier)을 부여받았으며 알카텔·ZTE·루슨트·UT스타컴이 2등급(second tier)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화웨이 한국사무소 관계자도 “화웨이를 비롯한 5개사가 1등급에 속한 것으로 중국 본사를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상위권인 1, 2등급 어디에도 끼지 못해 향후 대중국 WCDMA사업에서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 업계에 적지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삼성전자 “우리도 최상위권” 발표=이처럼 한국 업체가 부진하다는 소문이 확산되자 삼성전자는 엠티넷 테스트 결과 자사가 최상위권에 랭크됐다고 10일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초부터 한국기업으로는 유일하게 테스트에 참여해왔으며 10일 완료되는 테스트 점수를 합산한 결과 7개사 정도가 속한 1등급에 자사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측은 중국 현지 보도와 관련해서는 자국 업체에 유리한 내용을 기사화하는 과정에서 전해진 잘못된 정보라고 주장했다.

 ◇LG전자 ‘진행중’=LG전자는 삼성전자가 10일 엠티넷 테스트에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참가했다고 발표하자 지난해 1차 테스트에는 참가하지 않았지만 2차 테스트에는 현지업체인 중팡통신과 함께 참여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지난 7일부터 오는 27일까지 3주 예정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20여명의 지원인력이 중국 현지에 파견돼 테스트에 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쉬운 업계 공조=이처럼 동일한 테스트를 놓고 혼선을 빚고 있는 것은 중국 신식산업부가 테스트 결과를 공식 발표하지 않고 항목별 점수만을 업체에게 개별 통보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체로서는 자체 소식통을 통해 경쟁사 성적을 확인하다보니 이러한 혼란을 불러왔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러나 “엠티넷 테스트 결과의 진위 여부를 떠나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 업체들이 지난해 중국 CDMA시장에서 경험했던 실패를 WCDMA 분야에서는 되풀이 하지 않는 것”이라며 “업계 공조를 통한 효과적인 대응이 아쉽다”고 입을 모았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