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합성 기술 도입 줄잇는다

 “원하는 서비스 번호를 눌러주세요. ××안내는 1번”

 은행이나 공공기관 대표전화로 전화를 걸었을 때 흘러나오는 자동응답시스템(ARS)의 안내멘트 중 상당수는 실제 사람의 목소리가 아닌 음성합성기술로 만들어진 ‘가짜 음성’이거나 곧 ‘가짜 음성’으로 바뀔 전망이다. 텔레매틱스 서비스의 안내멘트 역시 합성된 음성이며 최근에는 원하는 문장을 음성으로 합성해 벨소리로 이용하는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음성합성기술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음성합성기술은 임의의 문장을 입력하면 음성데이터베이스에서 추출한 데이터를 활용, 실제 사람의 목소리와 흡사한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술로 보이스웨어·코아보이스·에스엘2 등은 1∼2년 전부터 관련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ARS를 통한 정보 안내서비스가 늘어나면서 이같은 음성합성기술의 이점이 부각되고 있다.

 음성합성기술은 상담원이나 성우 등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대체한다. 그만큼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는 말이다. 텔레매틱스의 길안내 서비스나 콜센터 ARS의 경우 각종 정보 안내서비스용 문장을 성우가 녹음한 후 사용하고 있지만 음성합성 솔루션을 이용하면 이같은 인건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업데이트도 용이하다.

 음성솔루션업체인 보이스웨어 관계자는 “안내멘트가 바뀔 때마다 성우를 불러 녹음하려면 10분당 40만원씩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가는 것은 물론 매번 다시 녹음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며 “텍스트를 음성으로 바로 변환해주는 음성합성기술은 이런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음성합성기술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SK가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엔트랙 길안내용으로 음성합성기술을 도입한 데 이어 한국도로공사의 교통정보 ARS서비스, 131 날씨 안내서비스도 녹음이 아닌 음성합성으로 제공되고 있다. 이들 외에 홈쇼핑·보험사·은행·철도청 등에서도 콜센터 ARS용으로 음성합성기술 도입을 추진중이다.

 음성합성기술은 ARS뿐 아니라 대량 통지서비스용으로도 사용될 전망이다. 현재 병무청이 각종 소집 통지서비스용으로 음성합성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수신 여부를 확인할 수 없고 응답률이 낮은 우편 대신 전화를 통해 소집일자 등을 통지하면서 상담원이 일일이 전화하는 대신 음성합성기술로 만든 정형화된 통지 안내멘트를 들려주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텔레매틱스·공공기관 등을 중심으로 음성합성기술 도입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음성솔루션업체 코아보이스 관계자는 “정보 안내서비스뿐만 아니라 동일한 메시지를 대규모로 전달해야 하는 공공기관에서 특히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