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폭탄 설계부터 폭발력·영향까지 모든 것을 시뮬레이션하던 슈퍼컴퓨터 기종이 국내에 도입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최근 임명된 재료공학과의 강정구 교수가 미국SGI사로부터 나노기술(NT) 및 생명기술(BT)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국내 최고 성능의 슈퍼컴퓨터를 기증받았다고 10일 밝혔다.
이번에 기증받은 슈퍼컴은 ‘SGI Origin 2000’으로 SGI로는 국내 최대 용량인 48개의 CPU를 장착하고 있으며 메모리 용량이 48Gb에 달한다. 이 기종은 미국에서 원자폭탄의 성능을 시험하던 최고 성능의 시뮬레이터여서 국내 NT 연구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 교수는 “반도체 디바이스 시뮬레이션이나 나노구조 및 공정의 전산시뮬레이션, 카본 나노튜브, 원자층증착법(ALD) 등 NT연구에 집중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BT 분야에서는 단백질 형태 분석 등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앞으로 이 시스템의 CPU 성능을 현재의 20배 가량인 1024개까지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며 필요한 예산은 300억원대로 잡고 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한국과학기술원의 강정구 교수가 기증받은 국내 최고 성능의 SGI 슈퍼컴퓨터의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