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에 있는 바이오벤처단지 바이오메드파크(BMP)가 좌초설에 휩싸이면서 켐온·파이크·바이오리진 등 8개 입주기업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BMP의 모회사인 대한바이오링크(대표 고영수)는 9일 공시를 통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려고 관계사인 BMP의 부동산 매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당초 입주기업간 공동연구를 통해 신약을 개발한다는 목표로 출범한 BMP가 연구소 시설을 매각하게 되면 바이오벤처단지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게 된다.
BMP는 최근 구내식당이 문을 닫았고 입주기업들도 하나 둘 떠나면서 매각설이 나돌아 입주사들의 불안이 높아져왔다.
입주기업들은 매각이 공식화됨에 따라 BMP가 일반기업에 연구소를 매각하지 않고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나 정부에서 운영하는 바이오 관련 집적시설로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등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입주기업의 한 관계자는 “BMP 고위 관계자로부터 회사 이전에 대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으라는 말을 전달받았다”며 “일반기업에 연구소 시설이 매각되면 BMP가 어떻게 운영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바이오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 전면중단된 상태에서 입주기업들의 자금난도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그나마 낮은 관리비용을 제시한 BMP가 매각되거나 운영에서 손을 떼면 바이오벤처기업들이 연구할 공간이 없어져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좌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입주사 관계자는 “2000년 BMP에 입주시 4년 계약을 했고 막대한 연구시설을 설치했다”며 “이에 대한 아무런 대책 없이 BMP의 운영이 중단되면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BMP 측은 모회사인 대한바이오링크가 유동성을 확보하려고 BMP의 부동산 매각을 진행 중이나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BMP는 지난 2000년 신약개발을 위해 전문인력과 연구기반시설을 갖추고 바이오벤처기업으로 구성된 순수 민간 바이오벤처단지로 설립됐다. 이 단지에서는 분자설계와 합성, 약리평가에서 동물실험까지 신약개발 전과정에 참여하는 입주업체들이 공동연구를 추진했으나 지난해부터 관련 기업이 하나 둘 단지를 떠나 프로젝트 진행이 미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