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팬택·모토로라 등 4개 이동전화단말기 제조사들이 SK글로벌의 대금결제를 보장하지 않을 경우 SK텔레콤에 단말기를 납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SK글로벌 사태가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의 이동전화사업에까지 심각한 후폭풍을 미치게 됐으며, 단말기 유통 등 시장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4개 단말기 제조업체들은 최근 대금지급을 보장해 달라는 공문을 SK글로벌과 채권단에 각각 잇따라 발송, 후속조치가 없으면 SK텔레콤에 단말기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당장 신규 공급물량을 중단한 것을 알려졌으며 팬택·모토로라 등도 이같은 계획을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단말기 업체들은 공문을 통해 현금이나 6월 18일 이전 만기어음으로 대금을 결제해 줄 것과 채권단의 연대보증을 요구했다.
지금까지 단말기 업계는 국내 최대 납품처인 SK텔레콤의 입장을 고려해 공식 대응을 자제해 왔으나 오는 6월 18일로 예정된 SK글로벌의 채권단 최종회의를 앞두고 어음 회수에 대한 위기감이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SK텔레콤도 신규 단말기 공급 등에 차질이 예상돼 난처한 입장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1개월 가량의 단말기 물량은 보유하고 있어 당장은 문제가 심각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장기화된다면 특단의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직접 나설 경우 계열사 부당지원 등의 소지도 안고 있어 현재로서는 뾰족한 대안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