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완료후 주가 향방은.’
삼성전자의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이 10일 완료되면서 향후 주가 추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지정학적 위험, 올해 1·2분기 실적둔화 우려 등 주가하락 요인이 대두됐지만 자사주 매입이라는 수급요인이 주가의 버팀목이 됐던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관련 애널리스트들은 앞으로 주가상승 요인이 없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주가는 약세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증시를 짓눌렀던 이라크 전쟁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어 불확실성은 해소됐지만 종전 이후 경기 및 기업 실적전망이 암울하다는 게 약세 전망의 첫번째 이유다. 불확실성 해소는 심리안정의 요인일 뿐 주가를 추세전환시키는 것은 전체 경기에 기반을 둔 기업실적이라는 설명이다.
전세계 경기는 소비심리 악화로 인해 침체일로를 달리고 있고 반도체경기도 하반기 이후에나 회복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와 전세계 반도체 경기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인 D램 현물가격이 최근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는 일시적 현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근의 D램가격 강세는 PC OEM업체들의 재고확보 노력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사스’로 인해 향후 원자재 조달에 대한 우려감이 퍼지며 D램 가수요가 발생했기 때문일 뿐이라는 것이다.
대신증권 진영훈 연구원은 “PC시장이 아직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고 2분기 D램 시장은 공급 초과 상태”라며 “이달말 유럽지역에서의 관세 예비판정이 미국과 같이 ‘부과’로 결정된다면 하이닉스의 아시아지역 물량출회로 D램가격 하락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인텔의 스프링데일 칩세트 출시가 다음달로 예정돼 있긴 하지만 PC수요가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D램 수요 증가와 가격반등을 이끌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도 악재요인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에 반도체, 휴대폰, TFT LCD, 가전 등 전 사업부문에 걸쳐 작년 동기보다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나마 휴대폰은 판매 증가세 지속으로 매출은 늘겠지만 이 또한 마진율 하락으로 이익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에도 LCD 가격 강세가 큰 폭의 실적악화는 막아주겠지만 D램 가격 하락의 본격적인 반영과 마케팅 비용 증가로 1분기 및 작년 동기보다 악화된 실적을 낼 전망이다.이처럼 상승요인 부재로 삼성전자의 주가 약세가 예상되는 시점이지만 큰 폭의 하락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6만∼27만원선에서는 저가 매수하고 30만원 이상에서 매도하는 박스권 등락을 보일 것이란 의견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민후식 연구원은 “수급의 열쇠를 쥐고 있는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24만∼25만원선으로 하락할 경우 ‘손절매’ 물량을 내놓아야 한다”며 “외국인들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삼성전자를 버리고 갈아탈 만한 종목을 찾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장은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