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월드엑스포2003]생체인식·DVR 시장동향

◇생치인식시장

 생체인식기술은 이미 공상과학이나 첩보영화의 한 장면으로 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지문이나 홍채를 통해 비밀연구실이나 금고를 출입하는 장면을 마냥 신기하게 바라봤지만 이젠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

 생체인식(Biometrics)이란 사람의 생체·행동적인 특성을 이용해 개인을 식별하는 기술을 말한다. 사람들마다 각각 다른 지문·얼굴·홍채·망막·정맥 등을 인식하거나 서명·음성 등 행동 특징을 인식하는 기술이 대표적이다.

 지금까지 생체인식기술은 출입통제와 같은 물리적 접근제어(PAC:Physical Access Control)에 주로 사용됐으며 최근에는 금융상품이나 일상 생활용품으로도 활용 범위를 넓혀가는 추세다.

 ◇시장 현황=생체인식은 최첨단 보안기술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전세계적으로 시장규모는 미미한 실정이다. 각종 조사기관의 보고서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지난 2000년 2억달러였던 것이 2001년에는 3억8000만달러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올해에는 2001년에 비해 4배가량 늘어난 1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아직 시장규모는 작아도 성장률은 매년 80∼90%의 고도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시장의 경우 한국정보보호진흥원 통계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0년 210억원에 지나지 않던 생체인식시장 규모가 매년 50∼100% 성장, 올해에는 처음으로 1000억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술 동향=생체인식기술은 크게 센서와 알고리듬 기술을 얼마나 잘 구현하는가가 관건이다. 각기 다른 생체를 인식할 수 있는 정교한 센서기술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를 암호화해 전송하고 해독하는 알고리듬 기술이 톱니바퀴처럼 맞아떨어져야 한다.

 우리나라 업체들은 이 두 가지 분야에서 세계 정상급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국내 업체들은 최근 들어 생체인식기술을 인터넷뱅킹이나 카드결제와 같은 금융서비스에 접목시키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과제=생체인식기술은 보안·관리뿐 아니라 편리성의 측면에서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개인 생체정보가 누출될 가능성 때문에 많은 논란의 여지를 갖고 있는 기술이기도 하다. 마그네틱 카드나 열쇠, 패스워드의 경우 분실해도 재발급할 수 있지만 지문이나 얼굴에서 추출한 생체정보의 경우 네트워크상에서 유출되면 엄청난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센서의 개발이나 인식 알고리듬의 성능향상을 통한 인식 오류 비율을 낮추는 것과 별도로 보다 정교한 암호화 기술로 생체정보를 안전하게 다루려는 움직임도 이같은 문제점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생체인식기술이 대중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지 못한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최근 생체인식기술을 접목한 금융서비스의 성공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DVR시장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는 CCTV를 대체하는 디지털 방식의 영상감시 장비다. 아날로그 방식의 CCTV에 비해 화질이 우수하고 장시간 녹화가 가능한 게 장점이다. 또한 여러 번 재생해도 동영상 품질이 떨어지지 않으며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전송 및 원격 제어도 가능하다.

 이 때문에 네트워크 설비가 일반화된 공공기관이나 기업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현재 세계 CCTV 시장은 연간 3조5000억원 규모이며, DVR는 이를 빠르게 대체해 나가고 있다.

 ◇시장 현황=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세계 DVR 시장은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라크 전쟁에 따른 테러공포가 확산되면서 이같은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JP프리맨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01년 세계 CCTV 시장규모는 약 3조50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까지 8%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향후 DVR의 성장세는 가히 폭발적으로 늘어나 2005년 이후에 CCTV 시장의 약 50%를 대체할 것으로 예측됐다.

 국내 DVR 업체들도 세계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한국전자산업진흥회에 따르면 국내 DVR 업체들의 수출 실적은 2000년 170.4%, 2001년 233.1%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한해 동안 아이디스·코디콤·3R·성진씨앤씨·포스데이타 등은 많게는 300억원에서 적게는 100억원에 달하는 수출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기술 동향=DVR는 동영상 녹화와 실시간 재생, 데이터 전송, 원격감시 등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다. 특히 영상 데이터를 얼마나 적게 압축하고 이를 최대한 품질을 보존하며 재생할 수 있는가가 DVR 성능을 좌우한다.

 우리나라 업체는 이런 압축 기술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몇몇 업체들은 MPEG4 기술을 접목한 16채널 제품을 출시했으며 채널당 초당 30프레임 재생 및 녹화가 가능한 제품도 개발한 상태다.

 올들어 두드러지는 국내 기술 경향은 그동안 PC기반 DVR 개발에 집중해온 역량을 임베디드(내장형) 제품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임베디드 제품은 안정성이 뛰어난 데다 가격경쟁력도 갖춰 장기적으로 PC기반 제품을 빠르게 대체해 나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향후 과제=국내 DVR 업체들은 최근 내수시장 과당경쟁과 대만 및 중국업체들의 맹추격으로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더구나 미국이나 일본의 유수 업체들은 대규모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으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온힘을 집중, 국내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은 보다 앞선 기술력으로 재무장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또한 가격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부품 국산화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생체인식제품 평가

 지문·홍채·정맥 등 생체 정보를 이용한 보안제품은 그동안 보안성 평가나 성능 평가를 받지 않았었다. 시장이 아직 성숙되지 않은 데다 이렇다 할 평가기준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생체인식 제품에 대해서도 보안성 및 성능 평가가 진행될 전망이다. 정보보호 제품 평가기관인 국가정보원과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이 앞으로 국제공통평가기준(CC) 기반 평가대상 제품에 기존 정보보호 제품인 방화벽·가상사설망(VPN)·침입탐지시스템(IDS) 등에 이어 생체인식 제품도 포함시키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은 생체인식 분야의 경우 지문인식을 비롯해 얼굴·홍채·정맥인식 등 국내서만 41개 업체가 있고, 이들이 기술경쟁력도 확보하고 있어 CC 기반의 평가를 실시해도 큰 무리가 없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 분야는 현재 CC에 의해 평가하는 국가가 캐나다와 호주 밖에 없지만 미국 및 영국에서도 PP를 개발 중이고, 영국을 중심으로 8개국이 생체인증 평가방법론(BEM) 워킹그룹에서 평가방법론을 연구하고 있어 조만간 세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은 이에 따라 상반기 안으로 생체인식 제품평가에 필요한 관련 법규를 정비할 계획이며, 연말까지 CC 평가를 위한 보호프로파일(PP) 개발을 완료해 이르면 내년부터는 평가를 실시할 방침이다.

 또 이와는 별도로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은 생체인식 제품이 국제 인터페이스(Bio API:Biometric Application Program Interface)를 따르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표준적합성 시험’도 이르면 내년부터 실시할 계획이다.

 특히 이 평가방법은 이미 지난해 12월 미국 올랜도에서 개최된 ‘ISO생체인식 표준화회의(ISO/IEC JTC1 SC37)’에서 국제표준 초안으로 채택됐으며, 이 추세대로라면 정식 국제표준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앞으로 국내 생체인식 업체들은 단기적으로는 CC 평가에 대비하고 장기적으로는 표준적합성 시험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