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만 주변 실리콘밸리(Bay Area) 소재 200대 상장기업 시가가 지난 1년간 4040억달러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 유력언론인 크로니클지가 조사·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200대 기업의 시가는 지난해 이맘때 1조2800억달러였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현재 8800억달러를 기록해 1년 전보다 무려 31.5%, 금액으로 환산하면 4040억달러나 격감했다.
이를 두고 일부 호사가들은 “그야말로 상당한 양의 다이어트”라고 비아냥거렸다.
이번 ‘2002년 크로니클 200대 기업 통계치’는 비틀거리고 있는 미국 경제와 이라크 전쟁, 그리고 치솟는 유가 등이 이 지역 경제에 지속적으로 피해를 주고 있다는 사실을 여지없이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매출증가와 손실감소, 그리고 고용감소 둔화라는 낙관적 수치도 꽤 있어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다. 크로니클은 이들 200대 기업의 재무 자료를 그래프와 해설을 곁들여 다음달 5일 별도 페이지를 통해 상세히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통계치에 대해 UC버클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신시아 크롤은 “실리콘밸리 200대 기업 자료를 보면 지역 경제가 바닥을 친 후 회복중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불행히도 아직 경기가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그동안 기업들이 대대적 감량을 계속 해왔기 때문에 이제 성장할 시기만 남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는 부정적 결과로 다음과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우선 지난 한해 투자심리 위축으로 월가는 이 지역 기업들의 주식을 계속 매각했다. 예전에 적극 매입했던 주식일수록 투매 정도가 심했다.
그리고 매출상위 10대 기업 중 유일하게 휴렛패커드(HP)의 시가총액만 늘어나고 나머지 기업들은 참패를 맛봤다. HP 주가는 이 기간중 36.2% 올랐다. 주가가 비교적 소폭 하락한 회사는 1.1% 떨어진 갭(The Gap)과 9.4% 하락한 웰스파고 (Wells-Fargo) 등 두 회사였다.
하지만 매출상위 10대 기업 중 나머지 7개 회사의 시가는 곤두박질쳤다. 선, 솔렉트론, 세이프웨이의 시가총액은 60% 이상 줄었으며 인텔 시가도 47.4%나 감소했다. 메케슨 시가는 32.6%, 셰브론텍사코는 28.3%, 시스코는 25.3% 줄었다.
코롤 이코노미스트는 “하이테크 기업들이 닷컴붕괴의 영향권을 여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며 “이들의 시가감소를 보면 닷컴 전성시대의 대대적 폭등이 생각난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어둠이 있으면 빛이 있듯이 이번 조사에서 호재도 있었다. 즉 크로니클 200대 기업의 지난 한해 적자폭이 크게 줄어들었다. 이들 200대 기업의 지난해 손실 총액은 417억달러로 2001년 손실규모 779억달러와 비교하면 362억달러가 적었다. 여기에 매출이 약간 늘어난 것은 금상첨화다. 이들 200대 기업의 총매출은 2001년 5233억달러에서 2002년 5398억달러로 3.2% 정도 늘어났다.
시장조사회사 포레스터리서치의 롭 엔덜리 분석가는 “매출증가율이 한자릿수이긴 하지만 그래도 최소한 성장은 한 것”이라고 반기며 “이는 전쟁이 끝나면 이들 기업의 시가가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징후”라고 평가했다.
고용면에서도 전체적으로 감소했지만 감소폭이 3.4%에 그쳤다. 또 실리콘밸리 200대 기업의 전세계 직원수는 2001년 164만명에서 지난해 159만명으로 약간 줄어들었다.
엔덜리 분석가는 “이는 감량 기업이 변화하는 경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해석하며 “기업들이 무차별 감원을 피함으로써 생존 가능성을 지켜냈다”고 설명했다.
크로니클 당국자는 1년 전 크로니클 200대 기업에 투자했다면 어느 기업이 가장 많은 수익을 냈을까 하는 질문에 “아쉽게도 투자수익 1위 기업은 IT 대기업도, 금융기관도, 석유회사도 아니었다. 잔디와 정원, 애완동물 소모품 판매 등을 하는 라파예트 소재 센트럴가든앤드펫(Central Garden & Pet)이 차지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에 1년 전 100달러를 투자했다면 지금은 205달러 70센트가 돼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그 다음으로 가장 높은 수익을 낸 회사는 드레이어스그랜드아이스크림(Dreyer’s Grand Ice Cream)인데 이 회사에 1년전 100달러를 투자했다면 지금은 168달러 90센트로 불어나 있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세번째로 높은 수익률을 올린 회사는 온라인 경매회사인 e베이(50.6%)였으며 그 다음은 애니메이션 회사인 픽사(47%)와 오염물질 검출기기 제조업체 다이오넥스(35.8%)가 각각 뒤를 이었다.
e베이는 경기가 어려워지면 사람들이 저렴한 경매물건을 선호하고 오래된 물건을 팔아버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잘 활용해 비교적 높은 수익을 냈다. 픽사의 디지털 기술은 ‘몬스터주식회사(Monsters, Inc.)’와 ‘토이 스토리(Toy Story)’가 보여주듯 현실세계로부터의 도피처를 제공한 덕택에, 그리고 다이오넥스는 9·11 테러사태 이후 안보에 대한 우려를 유리한 위치에서 활용할 수 있었기에 좋은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고 크로니클은 분석했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
-HP 주총 관심`
일반적으로 정당은 정치토론 후 자당의 후보가 이기고 상대당의 후보가 부진했던 이유를 설명하는 게 보통이다. 최근 열린 휴렛패커드(HP)의 주주총회 결과를 이 방식으로 해석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싶다. 하지만 승자와 패자의 결정은 쉽지만은 않다.
이번 HP 주총의 핵심 안건은 4가지였다. 이 중 두 가지는 스톡옵션에 관한 것이고 한 건은 이른바 ‘독약법안(poison bill)’ 처방조치, 그리고 또 다른 한 건은 퇴직금에 관한 것이었다.
4가지 안건 중 적대적 인수합병을 막기 위해 시행되는 ‘독약법안’만이 55%의 찬성으로 주총에서 즉각 통과됐다. 포이즌빌은 HP 말고도 대부분의 다른 회사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주주책임연구센터(Investor Responsibility Research Center) 조사에 따르면 인수합병을 막기 위한 예방조치를 실행하기 전에 주주의 승인을 의무화한 ‘독약법안’은 지난해 50개사 주총에서 평균 60%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포이즌빌이 이처럼 증가하는 것은 주주들이 경영진에 무임승차권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는 개혁방안을 추진해온 카펜터스유니온(Carpenters Union) 같은 일부 조직화된 단체의 영향도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움직임이 증시가 회복시에도 강력한 힘을 가질지는 의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HP 주총에서는 주가상승에 따라 스톡옵션을 부여하자는 스톡옵션 지수화 방안은 85% 대 13%의 비율로 부결됐다. HP 주주의 43%가 옵션의 비용처리를 지지했지만 이 제안 역시 주총에서 부결됐다.
HP 주총에서 가장 접전을 벌인 것은 임원에게 급여와 상여금의 3배 이상을 퇴직금으로 주기 전 주총 표결을 의무화하자는 것이였다. 이는 1637만달러의 퇴직금에 추가로 세금대납을 위해 956만달러를 받기로 하고 HP를 떠난 마이클 카펠라스 전 HP 사장 때문이었다.
<코니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
-애플 컴퓨터 영상 편집 소프트웨어 최신버전 선보여
애플컴퓨터가 지난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방송전시회(NBA)에서 업데이트된 새 영상편집 소프트웨어들을 선보였다.
이번에 발표된 최신 소프트웨어들은 애플의 전문 편집 소프트웨어 패키지인 ‘파이널 컷(Final Cut)’과 DVD 저작 소프트웨어 ‘DVD 스튜디오 프로(DVD Studio Pro)’, 그리고 화질이 뛰어난 그래픽 소프트웨어 ‘셰이크(Shake)’ 등이다.
이들 최신 버전은 실시간 영상효과를 늘리고 영상압축기술을 개선했으며 DVD 메뉴 템플릿과 컴퓨터 네트워크 기능을 확대했다.
최신 버전인 파이널 컷 프로4는 오는 6월 카피당 999달러에, 그리고 파이널 컷 프로 4의 업그레이용은 399달러, 또 셰이크 3은 9999달러, DVD 스튜디오 프로 2는 499달러에 오는 8월 각각 시판된다.
애플의 필 쉴러 제품 마케팅 수석 부사장은 “이른바 할리우드 기술인 영상편집 소프트웨어 가격을 계속 낮추는 한편 경쟁사들이 따라오기 어려운 신기능을 계속 개발, 추가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
-구소련지역 해커 미 네바다주 병원 컴퓨터 해킹 시도
네바다주 엘리(Ely)에 있는 윌리엄 비 리리 병원 컴퓨터 시스템에 침입한 해커는 추적결과 구 소련지역의 인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 해커가 병원 침입통로로 아랍어 방송국인 알 자지라 웹사이트를 활용했다고 밝혔다.
40병상의 이 병원 관계자들은 환자 기록은 안전하다면서도 사이버 침입자가 직원의 사회보장 및 은행정보에 접근했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이 사건은 네바다주에 있는 다른 병원들이 컴퓨터 보안시스템을 개선하는 계기가 되는 한편 모든 컴퓨터 사용자에게 보안에 대해 큰 교훈을 주었다.
윌리엄 비 리리 병원의 짐 크로슬리 정보기술 본부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문도 안 잠그고 사는 이 곳 작은 마을 엘리에 있는 병원이 아랍 테러범으로 위장한 러시아 마피아에 의해 해킹을 당했다”면서 “지리적으로는 떨어져 있는지 모르지만 온라인으로는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크로슬리 본부장은 병원 컴퓨터 시스템이 해킹당한 사실을 지난달 20일 처음 알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새벽 6시가 막 넘었을 때 직원 급여 컴퓨터가 외부와 대거 접속되는 것을 봤다”며 “곧바로 영향받은 컴퓨터로 달려가 플러그를 뽑았다”고 말했다.
크로슬리 본부장은 병원 컴퓨터 시스템은 원래 해커 공격으로부터 보호받도록 돼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FBI가 병원의 하드드라이브를 분석한 결과 게임 프로그램인 ‘블라스터볼(Blaster Ball)’에 병원시스템 해킹의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트로이 목마(Trojan horse)바이러스가 들어있었다.
그는 “직원 두 명이 이 게임을 인터넷에서 내려받아 워크스테이션에 설치한 사실을 시인했다”면서 “트로이 목마가 해커에게 정보를 제공, 이 시스템이 해킹당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병원 총무 담당자인 밥 모라스코는 이번 해킹으로 병원 정책과 절차가 엄격해지면서 보안조치도 보다 강화됐다고 지적했다.
<코니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