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적극적인 시청 행위는 시간적·공간적인 제약이 제거될수록 커지는데 국내 미디어 환경은 이런 제약이 구현된 서비스를 다양하게 제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디지털 뉴미디어의 변화속도가 더디다.
미디어에 있어서 가장 완벽한 양방향 서비스는 주문형비디오(VOD)다. 그러나 아직까지 방송 분야에 있어서는 기술적 한계로 인해 VOD서비스는 구현되지 못하고 VOD와 유사한 PPV(Pay Per View)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PPV서비스란 시청자가 프로그램을 전화나 리모컨 시스템을 이용해 주문하면 PPV사업자는 셋톱박스에 신호를 보내 시청자가 주문한 프로그램에 한해 시청할 수 있도록 암호를 해제해주고 프로그램당 비용을 청구하는 방송서비스다. 다채널 뉴미디어 환경에서 개인화된 미디어 소비를 선호하는 시청자의 욕구가 증가함에 따라 출현하게 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사실 PPV서비스는 70년대 말 미국의 케이블TV에 의해 1개 채널로 시작됐으나 아날로그 전송망의 한계로 인해 사업적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지금과 같은 다채널 PPV서비스의 시작은 94년 다채널 디지털 위성방송 사업자인 디렉TV에 의해 시작됐다.
이는 케이블TV 전송망과 가입자에게 보급된 셋톱박스로는 PPV 운영에 필수적인 추가채널 확보와 양방향 시스템을 구현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PPV서비스는 경쟁매체인 케이블TV와의 차별화 포인트로서 각국의 콘텐츠 공급 환경과 시청자의 욕구에 부응하면서 발전된 형태로 진화하기 시작한다. 선진 위성방송사업자의 사례를 살펴보면 사업초기와 비교해 PPV의 채널 수를 대폭 확대시키면서 PPV서비스의 콘텐츠와 제공형태 등을 다양화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같이 PPV서비스의 형식이 다양해진 이유는 다채널 시대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비자의 특성인 적극적인 시청형태를 보다 효율적으로 반영하는 마케팅 도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영화는 편당 소비행태가 이뤄지나 스포츠는 소비의 연속성이라는 개념이 중요하다. 즉 한 경기에 대한 소비의 만족도도 존재하지만 마니아는 시즌 전체 경기를 소비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 또한 교육 장르 역시 단발성으로는 그 효과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 연속적 묶음 단위로 소비가 이뤄진다.
위성방송사업자인 스카이라이프는 지난 2002년 3월 개국과 동시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PPV서비스를 11채널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영화 장르를 PPP와 PPD 형태로 제공하면서 외국의 사례에서 파악한 부분을 검증할 수 있었다. 즉 열악한 국내의 콘텐츠 공급환경 속에서 PP채널만으로는 케이블TV와의 콘텐츠 차별화가 어려웠던 것이다.
따라서 영화 장르 외에 유료시청 욕구가 강한 장르에 대한 신규 PPV서비스가 요구됐다. 신규 PPV를 서비스하기 위해 강력한 유료시청 시장의 존재 유무, 프로그램 공급 가능성, 지상파나 케이블TV에서 제공할 수 없는 장르, 마니아층의 존재 유무, PPV서비스 종류 등을 고려해 교육 분야를 스카이라이프 개국 1주년인 지난 3월부터 PPS형태로 서비스하고 케이블TV와 콘텐츠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PPS란 일정 기간동안 특정 소비자층을 대상으로 특정 프로그램을 시리즈별로 주문해 시청할 수 있는 PPV방송 서비스의 한 형태다. 방송상품의 판매 및 구매의 기본 단위는 프로그램으로 채널이 기본 판매 단위가 되는 베이식·프리미엄 채널과는 다르며 프로그램을 편당 판매하지 않고 연속성을 고려해 시청자들이 효과적으로 소비할 수 있도록 묶음 판매, 즉 PPS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다.
교육 PPS의 프로그램은 대입수능 분야와 어린이 영어교육 분야다. 교육 분야는 과거 유료방송에서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으나 온라인 비즈니스에서는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로 검증됐다. 이는 VOD서비스에 근거한 온라인 사업 모델이 학생들의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제거했기에 가능한 것이었고 방송은 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그러나 PPS서비스는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기존 방송 분야와 달리 VOD처럼 완벽한 형태는 아니지만 상당부분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제거할 수 있다. 또한 온라인 교육채널에 비해 저가격으로 고화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그밖에 PPS서비스를 위해서는 목표 시청자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별 속성, 과금시스템, 가입자 관리시스템, 마케팅 프로모션 계획 등에 대한 이해와 철저한 준비가 수반돼야 할 것이다.
<조이현 스카이라이프 방송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