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중국 2차전지산업이 급성장해 국내 기업들에 위협적인 존재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11일 ‘2차전지시장 중국의 추격속도 빠르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 리튬이온 2차전지 기업들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 기업들은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에 밀려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중국 내에는 1차전지나 니켈·카드뮴전지, 니켈·수소전지 등 2차전지를 생산하는 전지업체가 3000여개에 이르며 가장 발달한 2차전지 시스템이라 할 수 있는 리튬이온 2차전지를 생산하는 기업만 30개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 중 니켈·카드뮴전지는 세계 1위, 니켈·수소전지는 세계 2위며 리튬이온전지 세계 3위가 예상되는 BYD를 비롯해 상당수 기업은 이미 세계적인 전지기업으로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수동 및 반자동 공정이 혼재된 독특한 생산공정을 구축, 제조 원가를 현격히 낮춰 경쟁기업들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가격경쟁력을 갖춘 것이 중국 기업들의 성장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BYD의 경우 중국에 진출한 모토로라를 최대 고객으로 만들었으며 노키아에 수요물량의 2∼3%인 월평균 20만셀 가량을 꾸준히 공급하는 등 소니의 노키아 내 위상을 넘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중국 리튬이온 2차전지기업들은 중국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면서 현지 고객들에 밀착,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지속적으로 설비를 확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현재 4∼5㎜대 이하에서는 품질 면에서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는 등 일본이나 한국 기업들에 비해 2∼3년 정도 기술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개발 제휴, 해외인력 유치 등 기술 확보를 위해 기업은 물론 정부차원의 지원도 대폭 강화되고 있어 기술격차가 앞으로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김경연 책임연구원은 “한국 기업들이 지속적 생산성 향상에도 불구하고 가격경쟁력에서 중국기업들에 뒤질 수밖에 없다”며 “중국 현지에서는 물론 세계시장에서 중국기업들과의 경쟁을 고려한 다양한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