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컴 `몸집줄이기`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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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보컴퓨터의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PC사업 호황을 기반으로 통신서비스·소프트웨어·PC유통·벤처투자 등으로 사업을 확대해온 삼보컴퓨터가 3년 가까이 IT불황이 지속되자 일부 회사는 법정관리를 통한 회생을 추진하고, 경쟁력을 상실한 사업부문은 재조정한다. 또 모기업인 삼보컴퓨터도 제조부문을 분사하는 등 예전 벤처 때와 마찬가지로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 12일 열린 삼보컴퓨터 이사회에서는 대표이사 사장에 전문경영인인 박일환 부사장을 선임하는 등 지난 80년 창립 이래 23년 만에 소유와 경영을 분리,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도 총력을 기울이고 나섰다.

 

 ◇계열사의 구조조정 단행=삼보컴퓨터의 계열사로 초고속 인터넷 회사인 두루넷의 경우는 매각 협상이 여의치 않자 지난달 3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두루넷은 지난 27일부터 법정관리가 개시됐으며 이 기간동안 매각이나 자구노력을 통해 회생한다는 계획이다.

 PC사업과 관련해서는 판매업을 진행해온 나래이동통신이 지난 10일 PC사업부문에서 철수한 데 이어 미국의 이머신즈 PC를 판매해온 컴마을도 PC 사업권을 이달 초 피씨디렉트로 이전하는 등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사업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이 단행됐다.

 이밖에 유사한 업무를 진행중인 계열사의 통폐합을 검토하는 등 IT 호황시절 방만하게 확대돼온 계열사들의 구조조정도 이루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두루넷 지분 평가손 등으로 50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한 삼보컴퓨터는 올해 초 주기판 조립라인을 EMS코리아로, PC조립부문을 TG코리아로 분사한데 이어 12일에는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조치를 연속적으로 내놓았다. 이에 앞서 지난 21일 주주총회에서는 삼보 창업주인 이용태 회장이 이사회 멤버에서 탈퇴했다.

 이홍순 부회장은 지난 12일 열린 삼보컴퓨터 이사회에서 “IT의 발전과 치열한 경쟁의 가속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전문경영인 체제가 필요하다”며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기기 위해 대표이사를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구조조정 방향은=삼보컴퓨터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삼보가 향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각 계열사들은 전문경영인이 맡는 지주회사제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럴 경우 경영 투명성이 상당히 제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주회사가 설립될 경우 오너들이 이를 관리하며, 각 계열사는 전문 경영인이 운영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러한 지주회사를 설립하더라도 현재 계열사 중 수익을 내고 있는 계열사가 드물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계열사들의 사업 통폐합 등의 사전조치가 필요하다”며 “자금유입을 위한 외자유치 등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삼보컴퓨터측은 “삼보컴퓨터가 올해 1분기에 수익을 내는 등 구조조정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주회사는 현재로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IMF당시 체인지업 마케팅과 이머신즈 설립으로 위기를 타개한 삼보컴퓨터가 어떤 묘책을 내놓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