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및 모니터용에 주력해온 TFT LCD업계가 신시장으로 떠오른 휴대폰용 소형 TFT LCD사업에 팔을 걷어부쳤다. 이에 맞서 휴대폰용 소형 LCD의 터줏대감들인 STN LCD업계는 동영상 서비스가 가능한 차세대 STN제품을 개발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유기EL 양산을 앞당긴다는 계획이어서 디스플레이 업계에 한판 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최근 일본에서 개최된 디스플레이 전시회인 ‘EDEX2003’ 행사에서 휴대폰용 디스플레이로 1.7인치부터 2.32인치까지 총 9종의 TFT LCD제품을 선보이고 소형 디스플레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현재 월 100만대 수준인 소형 디스플레이 생산량을 올해 말까지는 400만대로 확대해 휴대폰 및 PDA 디스플레이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현재 같은 해상도의 TFT LCD제품의 가격이 UFB STN제품에 비해 30% 가량 높지만 내년 말쯤이면 10% 이내로 좁혀질 것”이라며 “표준화된 대형 제품과는 달리 초기부터 고객과의 협력이 중요한 만큼 세계 휴대폰 업체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LG필립스LCD(대표 구본준)는 EDEX에서 6.5인치, 7인치, 8인치 제품을 처음으로 선보이고 소형 디스플레이 시장 공략에 착수했다. 이 회사는 휴대폰용 2인치급 제품의 경우 LG필립스LCD가 모듈이 장착되지 않은 셀을 필립스나 세이코엡슨 등에 공급하는 형태로 사업을 진행중이다.
이와 관련, LG필립스LCD의 고위관계자는 “2세대, 3세대 라인의 효율성을 위해 소형 디스플레이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조만간 모듈을 부착한 소형 TFT LCD사업까지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응, 일본의 샤프는 유리기판 위 화면과 기판의 주변부에 정보처리 회로, 메모리 등을 장착한 시스템LCD 신제품을 이번 EDEX2003에서 대거 선보였다. 이 회사는 올해 6월부터 2인치 기준으로 월 400만개의 시스템LCD를 생산할 수 있는 전용 공장을 가동한다.
세계 휴대폰용 LCD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SDI는 이같은 TFT LCD업체들에 맞서 올 하반기에 동영상까지 가능한 차세대 STN제품을 선보이는 한편 고급형 제품으로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유기EL 제품의 생산량을 하반기부터 크게 확대함으로써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의 TFT시장 확대는 휴대폰 메이커들이 얼마나 이를 채용하는지 여부에 달려있다”며 “휴대폰 가격하락이라는 복병이 있지만 컬러폰, 3G서비스가 본격화되면서 소형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TFT제품의 약진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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