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표준 가운데 하나인 ‘로제타넷’이 전자업계를 중심으로 전세계에 확산되고 있으나 우리 정부의 대응이 너무 미흡해 관련업종의 수출 타격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표준분야는 당장 수익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어서 기업으로서도 투자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인프라 차원에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표준화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전자업종표준 ‘로제타넷’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전자업종 전자상거래분야 성과가 타업종으로 확산되도록 하는 한편 전산업에 포괄 적용될 ebXML과의 연계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왜 로제타넷인가=학계와 업계에서는 로제타넷이 전자업계에 국한돼 있지만 상용화 단계에 있으며 외국기업들을 중심으로 채택이 계속 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명지대 김선호 교수는 “ebXML은 범산업 전자상거래 표준으로 이상적인 모델이기는 하지만 기존 시스템과의 충돌 등 문제가 산재해 있어 현재로서는 상용화 시점을 알 수 없다”며 “장기적으로 ebXML에 대한 지원은 필요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로제타넷 보급 및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제타넷을 이용해 외국업체와 거래에 나서고 있는 삼성전자의 관계자도 “ebXML은 학자들이 선호할 수는 있겠지만 업계에서는 아직 요원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황=미국·일본·유럽 등에서는 소니·인텔·노키아 등 선두기업들이 로제타넷을 표준으로 채택하고 있다. 소니는 현재 208개 업체와 로제타넷을 이용해 거래하고 있으며, 인텔도 89개 업체와의 거래에 로제타넷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인텔은 오는 2006년까지 전자문서교환(EDI)시스템을 로제타넷으로 완전히 교체할 예정이다. 동남아에서도 대만과 싱가포르가 정부차원에서 로제타넷 표준화 지원에 나서고 있다. 대만은 로제타넷 보급을 위해 3200만달러를, 그리고 싱가포르는 1728만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가장 큰 문제는 로제타넷에 대한 인식부족이 전자업체의 수출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현재 국내에서 로제타넷을 전자상거래에 활용하고 있는 곳은 삼성전자·삼보컴퓨터·LG실트론 등 10개 내외 기업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외국업체들이 로제타넷을 통한 거래를 요구할 경우 거래를 포기하는 업체들이 나올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로제타넷코리아의 최상미 간사는 “외국기업들이 로제타넷 거래를 주문하고 있으나 국내기업들이 준비부족 등으로 기존 방식의 거래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자칫 국내 수출물량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 입장=산업자원부는 ebXML이 모든 산업에서 채택해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계속 지원 및 권장해 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로제타넷 보급이 늘고 있는 것을 감안해 ebXML을 로제타넷과 연계하는 방안도 모색키로 했다. 산자부의 관계자는 “전자상거래 표준은 어디까지나 권장사항이기 때문에 모든 산업의 공용표준인 ebXML을 보급하는데 주력해 왔다”며 “ebXML·로제타넷 등 전자문서연계시스템을 정보화촉진과제로 신청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아시아 국별 로제타넷 지원현황> (단위:달러)
국가 지원금액
말레이시아 270만달러
싱가포르 1728만달러
대만 3200만달러
한국 40만달러
*2003년까지 누적 지원 실적.
*출처:로제타넷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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