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자없는 IT·벤처기업 속출

 주인없이 표류하는 IT·벤처기업들이 늘고 있다.

 경기불황이 계속되면서 뚜렷한 최대주주가 없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또 1대주주가 바뀌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기업들은 고유 사업 목적에 기업역량을 집중할 수 없게 돼 경쟁력 상실은 물론 일반인과 투자자들의 불신을 불러 업계 불황을 더욱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863개 코스닥 등록기업 가운데 최대주주의 지분이 10%를 넘지 않는 IT분야 기업은 현재 줄잡아 5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하이퍼정보통신(7.30%), 유비케어(2.77%), 맥시스템(4.51%), M플러스텍(1.38%) 등 10여개 IT기업은 최대주주의 지분이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때 인수후개발(A&D)의 상징였던 바른손은 이전 최대주주인 아시아캐릭터홀딩스의 지분매각 후 누가 최대주주인지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올들어 최대주주가 변경된 IT기업도 42개나 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불과 석달 보름만에 코스닥 기업 20개 가운데 하나씩이 주인이 바뀐 셈이다. 한글과컴퓨터와 서한 등은 올해 들어서만 2번이상 최대주주가 변경된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이처럼 주인없는 IT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은 지난 99년 이후 IT 비즈니스를 표방하고 코스닥에 진입했던 기업 소유주나 투자자들이 증시침체를 계기로 대거 지분을 매각하면서 기업가치가 급속하게 하락한데 따른 후유증 때문으로 풀이된다. 관련업계는 이같은 현상이 주주변동 상황이 쉽게 드러나지 않은 비상장·비등록기업 사이에서는 더욱 심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대주주가 변경되는 이유로는 기존 대주주가 주식의 현금화 욕구가 강해서 제3자에게 주식을 매각한 사례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 위즈정보기술의 경우 최고경영자가 일부 지분만을 남기고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지분을 Y씨에게 매각해 버렸다. 엔써커뮤니티, 금호미터텍 등도 최대주주가 제3자에게 지분을 판 사례다.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하고 이것이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대주주가 바뀌는 예와 함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대주주가 변경되는 경우 등도 허다하다. 넥스텔과 서울전자통신처럼 뚜렷한 소유주가 없는 가운데 구조조정회사나 펀드가 최대주주인 곳도 있다.

 전문가들은 최대주주가 자주 바뀌는 기업들은 고유사업 목적에 회사의 힘을 집중할 수 없다는 문제를 안게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최대주주 가운데 일부는 IT나 벤처기업을 표방하면서도 본래의 사업보다는 ‘머니게임’에만 치중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정수 연구원은 “최대주주의 변경과 함께 인수합병(M&A)이 거론될 때마다 주가 강세를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사업상 긍정적 효과를 내놓은 예는 그리 많지 않다”며 “잦은 최대주주의 변경으로 회사가 영위하는 사업이나 업종이 불분명해지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표>2003년 코스닥 최대주주 변경현황(단위:%)

 종목명 공시일 최대주주명(전) 지분율(전) 최대주주명(후) 지분율(후)

 서울신용평가 2003.1.8 윤의권 외 4인 31.75 에스비파트너스 31.75

 비젼텔레콤 2003.1.9 노창환 외 4명 36.10 김진호 25.00

 바른손 2003.1.15 아시아캐릭터홀딩스 4.99 파악 안됨

 대웅화학 2003.1.17 대웅재단 외 7인 62.30 윤재승 외 6인 62.30

 케미그라스 2003.1.22 삼영무역 외 12명 71.90 에실로 코리아 71.70

 코아정보 2003.1.23 박형준 10.80 홍진석 10.80

 휴먼텍코리아 2003.1.23 정영근 외 5인 5.41 정규수 외 1인 33.83

 하이퍼정보통신 2003.1.27 파악 안됨 주진천 7.30

 포커스 2003.1.27 정영호 12.02 구원회 6.99

 익스팬전자 2003.1.28 트윈스밸런스M&A사모펀드 14.92 R&J HOLDINGS LIMITED 8.82

 도원텔레콤 2003.1.29 이철호 외 1인 11.49 삼화기연 28.39

 유비케어 2003.1.30 인성티에스에스 외 4인 4.36 김진태 외 4인 2.77

 이미지퀘스트 2003.2.3 하이닉스반도체 47.34 " 삼보정보통신

 지비시너웍스" 47.34

 자네트시스템 2003.2.3 지앤케이네트워크 5.24 임준호 4.17

 텔넷아이티 2003.2.10 최가열 외 3인 30.83 김성수 외 1인 36.78

 스타맥스 2003.2.10 황경호 외 5인 8.48 이효상 26.28

 맥시스템 2003.2.10 문승열 외 1인 5.64 영하이텍 4.51

 신보캐피탈 2003.2.11 신용보증기금 27.11 디자인리미트 47.47

 자네트시스템 2003.2.12 임준호 3.66 코스모스엔지니어링 9.28

 옌트 2003.2.12 한중상호저축은행 2.07 김승찬 1.99

 M플러스텍 2003.2.13 아이모바일컴퓨팅 5.00 김완수 1.83

 한글과컴퓨터 2003.2.18 NEXGEN CAPITAL LIMITED 3.17 서울시스템 3.00

 서한 2003.2.19 DFI기업구조조정조합1호 20.20 씨엔아이구조조정3호 조합 14.28

 신영기술금융 2003.2.20 신영증권 외 3인 48.59 이흥순 외 5인 26.02

 서한 2003.2.20 씨엔아이구조조정3호 조합 14.28 태왕 9.00

 에쓰에쓰아이 2003.2.26 EL-PAO Venture Capital 13.34 세원텔레콤 외 2인 13.01

 미르피아 2003.2.27 우덕제 외 1인 8.18 최재용 8.18

 LG텔레콤 2003.3.3 LGEI 35.64 LG 35.64

 아이빌소프트 2003.3.7 우리기술투자, 싸이버텍홀딩스 외 3명 17.16 비젼텔레콤 17.63

 올에버 2003.3.10 고순종 외 1인 4.45 오세룡 5.18

 이미지퀘스트 2003.3.12 하이닉스반도체 47.34 금호전기 47.34

 지이티 2003.3.12 박종환 8.59 한빛전자통신 11.94

 금호미터텍 2003.3.12 김상철 외 1인 19.52 요네다 히로지 19.07

 서울전자통신 2003.3.13 텔슨상호저축은행 4.35 기보글로벌제1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 44.29

 뉴보텍 2003.3.18 김종택 13.59 한승희 32.58

 한글과컴퓨터 2003.3.19 서울시스템 3.00 백종헌(프라임산업주식회사 대표이사) 7.31

 지이티 2003.3.19 한빛전자통신 11.94 박종환 8.59

 위즈정보기술 2003.3.19 장경태, 이경옥 35.80 윤주언 28.90

 코스모씨앤티 2003.3.20 문성일 외 1인 14.57 쓰리이주식회사 17.37

 엔써 2003.3.28 최준환 19.21 김영진 19.21

 미주제강 2003.3.31 산업은행 외 2명 59.75 FBH컨소시엄(DSP 외1명) 87.80

 한국창투 2003.4.9 오닉스컨설팅 7.79 전신전자 8.98

 넥스텔 2003.4.9 오헌국 10.40 오닉스컨설팅 20.48

 ※2003년 1월1일 이후 공시 기준

<서현진부장 j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