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 눈에 띄는 프로그램

 우리나라에는 450만 장애인들이 있다.

 이들은 어떻게 해서든 이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손쉬운 일들, 혼자 힘으로 밥을 먹거나 옷을 갈아입고, 화장실에 가는 것 등이 이들에게는 그야말로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 힘으로 살아가는 것, 평생 그들이 배우는 것은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가기’인 것이다.

 각 방송사들은 20일 제23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다양한 특집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MBC ‘심야스페셜’은 14일부터 16일까지 방영했던 정신지체장애인들의 사회적응 훈련에 대한 보고서 ‘정신지체인, 샐러리맨 되다’를 18일 낮 12시 15분에 재방영한다.

 ‘정신지체인, 샐러리맨 되다’에서는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에서 실시하는 정신지체인 사회적응 프로젝트 중 외식분야과정에서 현재 교육을 받고 있는 2기 훈련생들의 생활을 통해 프로젝트의 내용과 의미 등을 살펴본다.

 SBS는 특별생방송 ‘2003 사랑의 릴레이-희귀병 환자에게 희망을’을 20일 오후 1시 50분에 방송한다. ‘2003 사랑의 릴레이-희귀병 환자에게 희망을’은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모습을 보이는 이영애의 사회로 로렌조오일병, 루푸스병, 코넬리아드랑게 증후군 등 희귀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정미홍·김명국·별·안문현 등 4명의 리포터들이 방문한다. 리포터들의 VJ 촬영을 통해 희귀병의 사례를 알아보고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한다.

 KBS는 장애인들의 ’방송 접근권’ 확대를 위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방송(DVS)을 실시한다. KBS 1TV에서 방송되고 있는 농촌드라마 ‘대추나무 사랑걸렸네’가 24일부터 해설 방송될 예정이다. DVS는 KBS가 드라마 완성본과 대본을 제공, 한국시각장애인협회에서 다시 화면해설방송용 대본을 작성하며 성우가 더빙해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적합한 형태로 프로그램을 재제작하는 것이다.

 EBS ‘열려라! 신나는 학교’도 20일 오후 6시 30분에 장애인의 날 특집으로 장애인과 함께 통합수업을 실시하고 있는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인 수원 청명고등학교를 소개한다.

 2000년 1월 ‘수원시내 고교 한 곳에 특수학급을 열어야 하는데 응하는 학교가 없다’는 교육청의 말에 한 학년에 한 학급씩 특수반을 만들어 장애학생을 받기 시작한 청명고등학교는 수원시내 일반 학교 중 특수학급을 갖고 있는 유일한 학교로 1500여 비장애학생과 29명의 장애학생이 함께 어울려 학습하고 생활하는 학교다. 그동안 여러 매체에서 촬영을 시도했으나 거절해오다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으로 공개된다.

 청명고등학교의 장애학생들은 정신지체 학생이 대부분으로 정상적인 학습능력이 없음을 감안해 사랑반이라는 특수학급을 만들어 수업을 하고 있으며, 체육·음악·미술·전산 등 몇 과목은 일반학생들과 함께 통합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학습 능력에 지장이 없는 시각·청각·척추 장애인들은 다른 학생들과 동등하게 수업을 받는다.

 학교에서는 모든 학생들에게 일대일 도우미 활동을 하게 함으로써 장애학생들이 나와 다른 존재가 아닌 내가 도움을 줘야 하는 나의 친구라는 인식을 학생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생들 역시 자발적인 도움을 통해 우정과 사랑을 나누며 생활하고 있다. 후천성 척추장애로 휠체어에 의지하고 있는 예종훈군과 그의 옆에서 항상 지켜주는 친구들의 모습, 선생님과 사랑반 친구들, 일반 학생들이 한데 어울리는 축구경기 한판, 학교 뒤 작은 밭을 활용한 사랑의 감자 심기 활동 등이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