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터가 너무 한정돼 있어요. 레벨에 따라 사냥할 수 있는 몬스터도 정해져 있어 금방 싫증이 나더군요.”
‘리니지’를 필두로 ‘뮤’ ‘프리스톤테일’ 등 온라인 롤플레잉게임(RPG)이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면서 대다수의 게임업체들이 온라인 롤플레잉게임 개발에 주력, 수많은 신작 게임을 쏟아내고 있다.
온라인 RPG 마니아들로서는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어 마냥 즐겁기만 한 현상이다. 벌써부터 무료 서비스중인 신작게임만을 쫓아다니는 ‘메뚜기족’도 등장했다.
그러나 기존 게임에 익숙해져 온 유저들 가운데 상당수가 신규 게임이 처음에는 여러가지 색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재미가 반감된다고 입을 모은다.
게임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새로 태어난 게임의 한계가 그 원인이다. 온라인 RPG는 처음부터 완성된 형태로 서비스되는 것이 아니라 초기 단계에는 일단 최소한의 영역을 가지고 출발한 이후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패치를 통한 업그레이드를 해나가며 점진적으로 완성도를 높여나가는 것이 관례처럼 굳어져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신작 게임은 유저들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오랜시간 동안 업그레이드를 진행해 온 기존 게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좁을 수밖에 없다.
신작 게임들의 경우 베타서비스를 실시할 때에는 동시접속자 수가 많게는 10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올라갔다가 서비스를 유료화한 이후에는 급격히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바로 온라인 RPG는 게임 내의 캐릭터만을 성장시키는 게임이 아니라 게임 그 자체를 성장시켜야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그런 게임인 것이다.
실제로 이를 위한 게임업체들의 업그레이드 경쟁도 만만치 않다.
‘리니지’의 경우 지난 98년 ‘말하는 섬’이라는 첫번째 에피소드를 선보인 이래 최근까지 11번의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통해 총 12편의 에피소드를 갖춘 게임으로 성장시켰다. 신규 에피소드를 추가하는 중간 중간에 패치를 통한 소규모 업그레이드는 수시로 진행해오고 있다. 이는 ‘리니지’가 온라인 RPG 유저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리니지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뮤’도 최근까지 총 7번의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단행하는 등 맵을 넓혀왔다.
또 ‘뮤’와 함께 3D 온라인게임으로 통하는 ‘라그하임’과 ‘라그나로크’ 등도 새로운 맵을 추가하는 것은 물론 대전시스템을 비롯한 다양한 신규 기능을 도입하거나 캐릭터 또는 배경 그래픽 자체를 바꾸는 등의 변화도 과감하게 시도해 오는 등 인기관리 차원의 업그레이드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프리스톤테일’도 이달 말께 게임 내 두 종족 중 하나인 모라이온의 전업 및 2차 스킬, 필드 지형 수정 등 대규모 게임 업데이트를 단행할 예정이며 ‘라그나로크’도 공성전을 새로 도입하는 등 변화의 물결에 동참하고 나섰다.
반면 이같은 변화에 둔감해 한정된 맵이나 사냥터, 사냥감 등에 지친 유저들의 욕구를 그때 그때 충족시켜주지 못한 게임들은 유저수가 급감하면서 서서히 도태되는 결과를 맞이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최근 신규 서비스에 나선 신작게임들의 경우 더욱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온라인 RPG 마니아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게임 종류가 점점 많아지면서 보다 안정된 시스템과 서비스의 게임을 원하는 유저들의 욕구도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