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국가인프라 성격이 강한 플랜트 및 시스템통합(SI) 부문은 재건·복구사업의 대표주자다. 이에 따라 향후 이라크 재건 프로젝트에서 식량·생필품 지원과 함께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복구규모 얼마나=16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발표한 ‘이라크 전후 재건과정 및 재건비용’ 보고서에 따르면 플랜트나 SI 등과 같은 기간시설 복구에 들어갈 비용은 155억∼395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표 참조
해외건설협회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 중동지역 플랜트·건설시장 규모를 당초보다 배 이상 늘어난 300억달러, 이 중 국내업체의 신규 수주량은 최소 30억∼3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SI프로젝트 수주에 관한 복구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자료는 아직 없다. 이는 이라크가 그동안 각종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에 대해 유엔과 미국의 강력한 제재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업계는 이라크는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인접 중동지역 전반에 대한 SI 특수를 바라면서도 큰 기대를 하지 못하고 있는 눈치다.
◇업계 움직임=플랜트·건설 관련 업계의 움직임은 활발한 반면 SI업계는 일단 관망세가 우세하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이라크 복구사업 공략을 위해 신규발전, 발전서비스, 담수, 건설사업반 등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팀을 발족, 시장조사와 전략수립 등 모든 수주활동을 총괄하게 했다.
SI업체 중에는 파키스탄 중앙은행 전산화사업 참여 경험이 있는 현대정보기술 정도만이 작년 10월 설립한 UAE 두바이 합작법인 등을 활용, 현지 전후 복구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을 뿐 나머지 업체들은 ‘두고 보자’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SI업계의 한 관계자는 “SI진출은 일단 플랜트·건설분야에서 재건이 이뤄진 다음 생각해볼 문제”라며 “복구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별다른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지원 대책=지난 15일 정부는 청와대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라크 전후 복구사업 참여대책’을 마련,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높은 분야로 플랜트, SI사업 등을 꼽았다. 따라서 정부는 이 분야의 복구사업 진출에 대해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자금지원규모 확대 △대출금리 인하 △무담보 자금지원 같은 지원을 펼칠 예정이다.
산자부는 우선 이달말께 산자부 장관을 단장으로 한 ‘대중동 플랜트 수주단’을 중동지역에 파견, 국내 업계의 플랜트 수주를 측면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향후 전망=미국 주도로 종전이 이뤄진 만큼 우리나라 단독의 복구시장 진출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진단이다. 따라서 미국·영국 등 참전국 업체와 협력, 또는 이들 업체의 하청업체로 들어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플랜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91년 걸프전 당시 전후복구 사업은 200억달러 이상에 달했으나 이 중 국내기업이 수주한 금액은 5000만달러에 불과다. 또 100억달러로 추산되는 아프가니스탄 복구시장 역시 현재까지 국내업체가 수주한 것은 단 한건도 없다”며 “예전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민·관이 공동으로 철저한 대응책을 마련,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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