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준’이나 ‘핌’ 같은 이동전화 동영상 서비스에서 성인콘텐츠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고 들었어요. 이만큼 확실한 수요처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돈이 보이는데 콘텐츠업체가 이 추세에 따라가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요.” (콘텐츠업체 A사의 사장)
“사실 짭짤하긴 하죠. 큰 투자비용 없이도 기본 수익은 올릴 수 있거든요. 흥미로운 성인콘텐츠를 계속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외적으로는 굳이 알리고 싶지 않습니다. 성인콘텐츠로 돈을 번다고 하면 이미지가 안좋은 것이 현실이잖아요.” (콘텐츠업체 B사의 모 이사)
성인콘텐츠가 콘텐츠시장의 킬러 애플리케이션 중 하나로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대외적으로는 색깔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실제 성인콘텐츠로 부가수익을 짭짤하게 올리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주력사업은 다른 분야지만 당장 돈이 되는 성인콘텐츠를 통해 현금창출원(캐시카우)을 유지한다는 것이 이들 업체의 입장이다. 특히 돈이 되는 만큼 지속적인 콘텐츠 발굴에 나서고 있으나 외부 이미지를 고려해 ‘조용조용’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포털사이트 K사의 경우는 전체 콘텐츠사업 가운데 성인콘텐츠가 전체의 10%에 이른다. 투자대비 효과가 좋으며 무엇보다 시기에 관계없이 꾸준하게 매출이 일어난다는 점이 무시할 수 없는 이점이라고 이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나 대외적으로는 성인콘텐츠 서비스를 부각시키지 않는다는 것이 내부 방침. 이전에 메인 메뉴에 성인 콘텐츠를 한번 올렸다가 네티즌들로부터 곱지 못한 시선을 받은 적이 있어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벨소리 다운로드 업체 I사도 지난해 총 매출액 100억원 중 10억원 가량을 성인콘텐츠로 벌어들였다. 올해는 1월에만 4억원을 벌어들였을 정도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모 연예인의 누드사진을 모바일로 제공해 히트친 데 이어 ‘몰카’ ‘야동’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를 보고 다른 모바일콘텐츠업체들도 누드사진 모바일서비스를 위해 다양한 여자 연예인과 계약을 맺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 업체의 관계자는 “수요가 꾸준하고 큰 투자비가 들어가지 않는 성인콘텐츠의 특성상 업체 입장에서는 상당히 끌리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대외적으로 굳이 알리지는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넷영화 전문 사이트 C사도 성인콘텐츠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하루에 평균 15만∼18만건 정도 상영되는데 이 중 11만건이 성인영화다. 유료회원만 볼 수 있는 영화에서도 성인영화가 60∼70%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전 에로물 시리즈를 상영하면서 1주일만에 상영횟수가 10만회를 넘어서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앞으로도 성인영화 판권을 지속적으로 확보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우리 사이트가 성인전용 영화관으로 비쳐질까 조심스럽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중견 모바일게임업체 O사는 실제 서비스 가운데 50% 이상이 성인용 게임이지만 외부 공개는 극구 꺼리고 있다. 또 다른 유명 게임업체는 조만간 PDA 전용 모바일게임을 시작할 계획이지만 함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성인콘텐츠가 실제 콘텐츠산업의 주류를 차지하는 만큼 이제는 쉬쉬하기보다는 콘텐츠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양지로 나오는 것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실제 성인콘텐츠는 SK텔레콤·KTF 등 이동통신사의 콘텐츠서비스부문에서 지난해만 해도 10위권 밖에 머물러있었으나 올 3월의 경우 모두 10위권내로 진입했다. SK텔레콤의 경우는 성인콘텐츠가 8위권에 랭크됐으며 KTF의 경우는 성인동영상서비스인 바나나비디오방이 전체 모바일 콘텐츠 가운데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성인콘텐츠의 수요가 넓어지고 있다.
하나포스닷컴 김철균 상무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욱 차별화된 고품질·고품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업그레이드 시도가 필요하다”며 “성인용 콘텐츠도 이같은 관점에서 서비스 품질을 고려할 때”라고 전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