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이 전격적으로 디스플레이 산업에 진출, 일본·대만·중국·한국 동북아 4국간에 본격적인 양산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웅렬 코오롱 회장이 예전부터 IT분야에 많은 관심을 표명한데다가 최근 PDA폰 업체인 제이텔을 인수하는 등 코오롱이 본격적으로 전자산업으로 발을 넓히려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전자 및 전자 소재 업체로 변신=10여년 전 IT소재 필름사업을 시작한 코오롱의 LCD용 필름 등 디스플레이 소재 시장 진출 선언은 신수종사업 육성이라는 그룹차원의 전략하에 이뤄졌다.
코오롱은 이를 위해 이미 지난 2000년 11월 설립한 디스플레이 전문 연구 제조 자회사인 네오뷰를 통해 유기EL 관련 연구 및 생산 경력 5∼8년차인 기술인력들을 확보하고 2년 반에 걸친 연구개발에 주력해 왔다.
특히 지난 2월에 인수한 PDA 제조업계 1위인 제이텔, 그룹의 제휴사인 도레이와 일본석유화학 등의 전폭적인 지원을 얻어낼 수 있어 디스플레이 사업에서의 다양한 시너지를 모색할 수 있을 전망이다.
코오롱은 향후에도 전자 소재 산업을 크게 확대시켜 지난 2001년 섬유 대 비섬유 비중이 45 대 55였던 매출구조는 올해 37 대 63을 거쳐 유기EL사업이 본격화되는 2006년에는 25 대 75 정도의 비율로 꾸려간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번 유기EL사업 배경에는 이웅렬 회장이 그동안 보여준 IT산업에 대한 관심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벤처투자자회사인 아이퍼시픽파트너즈(IPP)를 통해 무선인터넷 관련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진행해왔다. 이에 따라 최근 PDA폰 업체인 제이텔, 그리고 휴대폰 및 PDA에 사용되는 유기EL사업까지 진출함으로써 모바일사업과 관련된 수직계열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국 유기EL 주도권에 청신호=디스플레이서치 자료에 따르면 유기EL의 전세계 시장규모는 지난해 570만개에서 올해 1800만개로 늘어난 뒤 2004년 3700만개, 2005년 7300만개, 2006년 1억1900만개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최근 휴대폰의 고급화 추세에 따라 최신 폴더형 휴대폰의 외부창용으로 수동형(PM) 타입의 유기EL 채용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코오롱이 내년 6월부터 양산할 제품은 풀컬러 수동형(PM) 유기EL 제품으로 휴대폰에 사용되는 2인치 모델이다.
그동안 국내 유기EL산업은 삼성SDI와 NEC와의 합작사인 SNMD만이 양산품을 공급하는 등 패널업체들의 참여가 저조했으나 LG전자가 최근 내년부터 이 제품을 양산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데 이어 자금력과 기술력을 보유한 코오롱까지 가세했다. 양사의 유기EL참여로 현대LCD, 오리온전기, 네스디스플레이 등도 최근 이 시장 진출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따라서 LCD와 마찬가지로 한국이 이 분야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동안 한국을 앞서가려는 대만, 중국 등이 범정부 차원에서 유기EL산업을 적극 육성, 우리가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전후방 효과 톡톡=패널업체들의 잇따른 참여로 국내 휴대폰 및 유기EL장비 등 전후방 산업의 동반 발전도 기대되고 있다. 이미 유기EL장비 분야는 선익시스템, DR진공 등 국내 장비업체들이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대만 등에 장비를 공급하는 등 해외 유수의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하고 있는 상태다.
또 휴대폰 등에 유기EL 채용을 확대함으로써 화려함을 좋아하는 중국 시장에서 국내 휴대폰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효과도 플러스 요인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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