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전산원이 발표한 ‘정보화투자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효과 분석’ 보고서는 그동안 IT산업 활성화 측면만을 강조해온 정보화 투자효과를 세부적으로 구분해 각 효과가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정도를 측정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실제로 보고서는 GDP기여율 분석을 위해 정보화투자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효과를 △IT산업활성화 효과 △기존 생산요소를 IT로 대체함에 따른 효율성증대 효과(대체효과) △새로운 형태의 경제활동 창출에 따른 생산 증대효과(신경제활동 효과) 등 3가지로 구분하고 이 중 대체효과와 신경제활동 효과를 진정한 정보화 효과로 정의했다.
◇GDP 기여율=GDP증가 중 IT산업 부가가치 증가의 비율을 표시하는 기여율은 지난 95년 22%에서 2000년에는 53%까지 증가했으나 2002년에는 34%로 오히려 감소했다. 이에 반해 정보화투자로 인한 IT자본의 기여율은 지난 95년 이후 계속 증가해 2001년에는 GDP성장의 23%에 이르러 IT의 전통 생산요소 대체가 경제성장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 98년 경제위기 이후 IT자본의 기여도가 비IT자본의 기여도보다 커져 경제구조의 변화가 이뤄지며 경제위기 극복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국내 IT산업기여도와 정보화(대체효과)기여도는 외국과 비슷하거나 앞서는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정보화투자에 앞선 미국의 경우 2000년 IT산업의 GDP성장기여율은 26%(Digital Economy 2002, 미국 상무부), 1995∼2000년 평균 정보화의 GDP성장기여율은 19.77%(OECD Information Technology Outlook, 2002) 수준이다.
◇정책적 시사점=IT산업 기여도는 정보통신산업의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것인 데 반해 정보화기여도는 IT활용을 통한 경제·사회적 활동방식의 효율화에 따른 효과다. 가령 전국적인 물류네트워크를 보유한 A기업이 IT기업인 B기업에 의뢰해 전국물류 IT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IT시스템 구축을 통해 B기업에서 매출과 이익이 발생(IT산업활성화효과)하는 것과 물류시스템으로 A기업에서 생산비용 감소와 이윤증가가 발생(정보화효과)하는 것은 구분돼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상당한 수준의 기술축적을 전제로 하는 IT산업을 육성하는 것보다 정보통신기기를 수입해 국가사회의 정보화를 달성하는 것이 오히려 경제성장을 쉽게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일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일본은 강력한 IT산업을 보유했으나 정보화를 통한 새로운 경제성장 효과를 얻지 못해 과거와 비슷한 경제상황을 유지하고 있는 데 반해 호주는 IT산업을 보유하지 못했지만 정보화(IT의 활용)에 힘써 최근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뤘다는 사실이 그 근거로 제시됐다.
따라서 보고서는 성격이 다른 IT산업 활성화와 정보화 효과를 구분해 각각의 경로에 적합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지적했다. 이를 위해 기존의 생산방식을 IT로 대체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안마련과 노동시장의 유연화 등 대체된 생산요소가 또다른 생산적인 부분에 활용될 수 있는 정책수립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IT신산업육성, 정보활용에 따른 파급효과 등 IT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조성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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