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자동차](3)자동차 제어 핵심기술 `E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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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철 빙판길이나 눈길에서의 운전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자동차는 운전자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리저리 미끌리고 빙빙 돌기도 하며 제멋대로일 것이다.

 그러나 차량자세제어장치(ESP:Electronic Stability Program)라는 첨단 제동장치를 달게 되면 이런 문제가 말끔히 해결된다. ESP는 자동차의 속도와 핸들의 조향각도를 항상 체크하면서 ‘최상의 자세’로 주행하도록 해주는데 이 ESP를 제어하는 ‘두뇌’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ECU(Electronic Control Unit)다.

 ECU는 자동차의 네 바퀴에 각각 달려 있는데 자동차가 다운스티어링이나 오버스티어링을 할 경우 자체 입력된 프로그램에 따라 바퀴의 회전 정도를 제어함으로써 운전자가 주행중에 핸들을 아무리 급격하게 틀어도 자동차가 심하게 쏠리거나 전복되지 않도록 스스로 알아서 네 바퀴의 회전을 컨트롤하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ECU는 자동차 지능화에 필수적인 기술이며 자동차에도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일본 닛산의 대표적 대형차 ‘CIMA’의 경우 선행차와의 차간 거리를 제어하는 브레이크 제어부(Adaptive Cruise Control)라는 시스템이 있는데 이것은 능숙한 운전자의 운전을 기초로 ‘원하는 차간까지 빨리 거리를 좁히고 싶다’와 ‘급격한 감속 및 가속은 하고 싶지 않다’는 두 가지 관점을 균형있게 유지함으로써 자동차가 스스로 선행차와의 거리를 조절한다. 이 시스템의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ECU다.

 ECU에는 보통 8·16·32비트급 마이크로프로세서가 내장되는데 현재 출시되는 자동차에는 보통 30∼40개가 적용되고 있다. 와이퍼·에어백·에어컨·파워윈도·파워시트 등도 모두 ECU에 의해 제어되고 있다. 최근에는 내비게이션과 AV, 텔레매틱스 단말기 등과 연동해 자동차를 전자지능화하고 있다.

 ECU는 1978년 미국에서 시행된 머스키법의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연료와 공기를 적정비율로 조합하기 위해 사용되기 시작했다. 일본 닛산이 미국의 환경규제에 대응해 1979년 미국용 수출차량에 초기형 ECU를 장착하면서 발전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도요타·혼다 등에서도 ECU를 적용하는 등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는 ECU가 자동차부품에 개별 장착돼 유닛(unit) 단위로 적용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개별 유닛이 모듈 형태로 통합돼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기아차 오피러스에는 모듈 형태의 ECU가 적용되고 있으며, 혼다와 다임러크라이슬러는 ECU를 적용, 자동차의 전자적 조향을 가능케 하는 첨단 시스템인 ‘스티어링 바이 와이어(steering by wire)’를 개발하는 등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앞으로 ECU는 자동차의 기계적 조작 없이 자동차가 알아서 컨트롤하는 시스템화 단계로까지 발전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는 현대모비스가 ECU를 적용한 자동차 제어장치의 핵심인 차체제어모듈(BCM:Body Control Module) 개발을 내년부터 양산될 TG(그랜저XG 후속)에 적용할 계획이다.

 <자료=현대모비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