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패키지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경영난 등으로 경쟁력이 약화된 틈새를 이용해 다국적 업체들이 국내 판매가격을 대폭 인상, 물의를 빚고 있다.
한국매크로미디어·한국어도비시스템즈·한국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최근 업그레이드 제품 출시 등을 통해 가격을 인상하기 시작했다. 특히 1년 만에 12배나 올린 경우도 있어 사용자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비싼 가격에 제품을 구입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17일 기준 미국과 한국 야후쇼핑몰에 올라 있는 PC용 제품의 가격을 비교한 결과 한국매크로미디어의 플래시MX는 미국 판매가격인 53만8800원(449달러, 환율 1200원 기준)보다 50% 이상 비싼 81만3500원에 국내에서 팔리고 있다.
이 제품은 국산 나모웹에디터와 경쟁하던 작년 2월의 경우 국내 가격이 미국의 30% 수준인 6만9300원에 불과했지만 업그레이드를 거치면서 12배 이상 올라갔다. MS 프론트페이지2002 가격도 1년 전에는 미국의 절반 이하인 8만5780원이었지만 현재는 미국보다 비싼 20만11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그래픽 소프트웨어도 가격차이가 크다. 한국어도비시스템즈의 포토샵7.0은 미국 판매가격이 71만8800원이지만 국내에서는 105만5000원에 팔고 있으며 일러스트레이터10도 47만2800원과 72만5500원으로 국내 가격이 크게 비싸다.
홈페이지 제작업체의 한 관계자는 “국산 제품이 시장 지배력을 잃자 외국 소프트웨어 가격이 크게 올랐다”며 “아무리 가격은 시장의 논리에 따라 움직인다고 하지만 미국보다 50%나 비싸다는 사실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외국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한국이 미국에 비해 유통구조가 복잡하고 물류비용이 높아 가격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국매크로미디어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정가에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할인율을 감안해 미국보다 가격을 30∼40% 높게 책정한다”고 밝혔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표> 주요 외국 소프트웨어 판매가 비교
제품명 한국 판매가 미국 판매가(환율 1200원 기준)
윈도XP홈 27만6700원 23만8800원(199달러)
윈도XP프로 41만2000원 35만8800원(299달러)
오피스XP스탠다드 64만5000원 55만800원(459달러)
오피스XP프로 67만2800원 67만800원(559달러)
엑셀2002 48만6600원 39만4800원(329달러)
워드2002 16만2400원 40만6800원(339달러)
프론트페이지2002 20만1100원 17만4000원(145달러)
포토샵7.0 105만5000원 71만8800원(599달러)
일러스트레이터10 72만5500원 47만2800원(394달러)
플래시MX 81만3500원 53만8800원(449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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