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영상과 박진감 넘치는 음향을 자랑하는 콘솔게임의 네트워크시대가 당초 예상보다 상당기간 늦춰져 열릴 전망이다.
콘솔네트워크 시장의 강력한 성장엔진으로 기대됐던 콘솔방 사업이 지지부진한 데다 경기불황 여파로 비디오게임기 보급도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4월을 기점으로 콘솔네트워크 사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었던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는 사태를 관망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콘솔방 사업이 게임기 보급과 함께 네트워크게임을 활성화시키는 등 두마리 토끼를 잡게 해 줄 것으로 예상해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최근들어 신중한 태도로 돌아섰다.
콘솔네트워크의 가장 큰 걸림돌은 이른바 ‘콘솔방’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규제를 들 수 있다. 정부가 ‘콘솔방’을 아케이드게임장과 동일한 조건으로 허가받도록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PC방의 경우는 자유업으로 별도의 신고 또는 등록의무가 없지만 아케이드게임장은 사업허가를 받아야 함은 물론 시설물 및 게임물 이용에 관해 다양한 법적 규제를 받아야 한다.
업소용 게임기에 대한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가 까다로운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음반비디오물및게임물에관한 법률에 따라 업소용 게임기의 경우 아케이드게임기와 마찬가지로 게임기와 소프트웨어, TV를 하나로 묶은 일체형으로 심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PC방사업 활성화가 국산 온라인게임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며 “콘솔방사업이 지지부진하면 콘솔네트워크게임 성장을 위한 날개를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기침체의 여파로 비디오게임기 판매실적이 저조한 것도 콘솔네트워크 시장을 여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특히 온라인기능이 내장돼 있어 네트워크 사업에 유리할 것으로 예상됐던 X박스의 경우 기대 이하의 판매실적 때문에 MS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출시된 지 100일이 지났지만 X박스의 판매대수는 아직 2만대 수준에 그치고 있다.
MS 본사측은 X박스가 일정 수준 이상 팔려야 X박스의 온라인서비스인 ‘X박스 라이브’가 가능하다는 ‘선보급 후온라인’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하반기나 돼야 X박스용 네트워크 게임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소니의 김대진 이사는 “국내에 온라인게임이 발달돼 있는데다가 관련 환경도 좋지 않아 네트워크 콘솔게임이 급성장할 것으로 보기 어렵지만 6월 정식 서비스되는 네트워크 콘솔 게임 ‘소콤’이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것”이라며 “특히 하반기에는 플레이스테이션2용 네트워크 콘솔게임을 3∼4개 더 출시할 예정이어서 시장 전망은 갈수록 밝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