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주가 시너지 효과와 과정 따라 차별화

 최근 SK그룹의 경영권 문제로 인수합병(M&A)이 증시의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의 인수합병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적지 않아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7일까지 최대 주주가 바뀐 상장기업은 47개사에 이르고, 코스닥 등록기업도 39개사의 주인이 바뀌면서 주가가 급등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관리종목으로 편입된 씨큐어테크가 M&A 대상으로 거론되며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플레너스도 자회사인 넷마블과의 합병이 화제에 오르면서 지난 4일 이후 상한가 사흘을 포함, 주가가 25%나 상승했다.

 하지만 부엌가구업체인 인테크는 지난달 3일 정보기술(IT)사업 진출을 위해 장외기업인 자일링스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의했다가 지난 15일 이를 포기한다고 공시하면서 하한가로 떨어졌다. 이 회사는 합병 반대의사 주식수가 768만158주(163억6000만원)에 달해 주식매수청구시 회사의 자금사정 악화가 예상돼 15일 주총에서 이를 부결했다.

박동명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최근 M&A가 늘어나면서 기업의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나 인수 과정에 따라 주가가 차별화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는 주식 격언처럼 M&A도 소문이 나면 주가가 오르지만 관련 사실이 확인되면 주가가 빠지는 경향이 있다”며 “인테크도 그러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반면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불확실하다는 점 때문에 합병 무산이 오히려 주가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 사례도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금호전기다.

 금호전기는 지난달 12일 이미지퀘스트의 지분을 인수한다는 소식이 발표되자 연이틀 하한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틀 후 지분관계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합병이 무산되며 주가는 오히려 10.23% 상승했다.

 이 회사는 LCD사업 강화를 위해 이미지퀘스트를 인수할 계획이었지만 단기적으로 재무안정성 저해와 단기차입 증가로 인해 금융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었다.

 CJ엔터테인먼트도 지난 4일 동종업체인 플레너스의 인수 발표가 무산됐지만 주가는 5% 이상 올랐다. 단기적으로 플레너스의 인수가 재정적인 부담이 돨 것으로 우려됐기 때문이다. 웅진코웨이도 쌍용화재를 인수하려다 재정부담이 불거지면서 인수를 포기했는데 오히려 주가는 상승탄력을 받았다. 하지만 동양제과는 복표사업자인 타이거풀스코리아의 인수를 강행하면서 인수 발표 후 지난달 5일까지 22%나 급락했었다.

 박 연구원은 “최근 정부의 정책도 M&A 기업에 세금혜택을 부여하는 등 이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돼 올 2분기 M&A가 증시의 테마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거래소의 경우 현금흐름이 좋은 자산주나 지주회사, 코스닥은 액면가 미만의 종목들이 M&A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