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전략물자 수출통제 흐름도
반도체 장비회사 싸이머코리아의 김대일 부장. 그의 공식 직함은 ‘물류관리 부장’이다. 그러나 그는 보안관을 겸하고 있다. 이 회사가 최근 국내에서 두 번째로 산자부로부터 전략물자 수출포괄승인(Comprehensive Licence)을 받아 이를 전담하는 업무를 맡게 됐다. 반도체 핵심장비인 레이저 광원용 부품을 생산하는 이 업체는 대만 및 싱가포르 수출을 앞두고 미국 본사에서 바세나르협정 및 캐치올제도 준수의 이유를 들어 물류관리를 전담하는 직책을 두게 됐다.
김 부장은 회사의 안전을 책임지는 보안관으로서 거래 상대방에 대해 주요 심사를 하고 임직원·신입사원 및 수출부서 직원에 대한 교육 등을 하느라 바쁘다. 그는 “전략물자 통제업무뿐만 아니라 내부보안·물류관리 등을 통합하고 있기 때문에 업무가 많다”며 “하지만 이 제도가 일종의 보험이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회사의 안전을 위해 게을리 할 수가 없다”고 말한다.
싸이머코리아처럼 캐치올제도에 자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운용해야 한다.
◇자율준수프로그램(ICP)이란=수출통제제도 자율준수프로그램(ICP:Internal Compliance Program)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기업의 장기적 안전보장 차원에서 내부통제제도의 기본 방침을 문서로 정하고 임원급 전담자를 둬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감독하는 권한을 갖게 하는 것이다. 바로 싸이머코리아가 시행하고 있는 방법이다. 일본·캐나다 등 캐치올 시행국가의 주요 기업은 대기업·중소기업을 막론하고 대부분 자체적으로 기업 내부 통제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통제대상 품목에 대해서는 수입 후 재수출도 통제하고 있는 형편이다.
◇어떻게 도입하나=전략물자 및 이중용도품목(dual-use items)에 대한 내부통제제도를 운영하고자 하는 기업은 다음의 요건을 필수적으로 갖춰야 한다.
내용으로는 △내부통제제도 운영에 관한 기본 방침을 정해 기업 내 공지 △전담조직과 인원의 배치 △기업의 특성에 적합한 ‘수출절차관리지’의 제정 및 시행 △임직원에 대한 정기 및 수시교육의 실시 △내부감사제도의 제정·시행 △전략물자 등의 거래 관련 기록 및 자료의 보관·유지 등이 있다.
이런 조건을 갖추고 산자부에 신청하면 10일 내 기업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포괄승인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승인허가 자체보다 이를 통한 기업 스스로의 보안통제시스템 강화가 목적이다.
전송장비업체 A사의 김종식 과장은 “전송장비는 전략물자 통제품목은 아니었지만 지난해 수출에 차질이 있어 다시 한번 보안의 필요성을 알게 됐다”며 “캐치올 포괄승인과 함께 자체 통제체계도 갖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