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리서치업체 포레스터리서치는 지난해 온라인 쇼핑과 관련해 의미심장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경매가 앞으로 5년 동안 온라인 판매의 견인차 역할을 맡아 2006년께 전체 온라인 거래규모 1950억달러 중 25%를 점유한다는 것이다. 포레스터는 이에 앞서 지난 2001년 온라인 소매시장 규모가 515억달러에 이르고 이 중 경매는 84억달러로 전체의 16%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경매모델이 각광받고 있는 곳은 인터넷이다. 수많은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 중에서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찬사가 빗발치고 있다. 실제 대부분의 쇼핑몰이 적자에 허덕이는 데 반해 온라인 경매는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인터넷 경매의 경쟁력은 사업모델에서 나온다. 먼저 판매자는 온라인 시장에서 복잡한 절차나 입점료 없이 판매활동이 가능하다. 또 높은 매출을 올리고 동시에 저렴한 비용으로 거래가 가능해 더할 나위 없이 편리한 유통채널이라는 평가다. 반대로 구매자는 많은 판매자 덕택에 중고와 재고상품을 포함해 다른 어느 쇼핑몰보다 다양한 종류의 물품을 선택할 수 있다. 구매자 중심의 가격결정으로 저렴한 가격에 구매가 가능해 온라인 고객의 집객력을 보장해 준다. 판매자와 구매자 그리고 중개자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수익모델이라는 분석이 결코 빈 말이 아니다.
간판 경매업체인 옥션은 지난 1분기 50여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온라인 경매 모델을 선보인 옥션은 지난 99년과 2000년 50여개 업체가 경쟁하는 ‘춘추전국’ 시대를 ‘독주’ 체제로 평정한 업체다. 회원수도 670만명에 달한다. 옥션은 지난해 거래규모 4400억원에 336억원의 수수료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는 1분기 실적호전에 힘입어 530억원으로 당초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옥션에 이어 구스닥·이쎄일·와와·코리아텐더가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00년 오픈한 구스닥은 지난해 거래총액 545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이보다 250% 성장한 거래규모 1300억원, 수수료 매출 80억원을 목표하고 있다. 이밖에 이쎄일·코리아텐더 등 다른 업체도 수수료로 매출회계 산정기준이 바뀌면서 상대적으로 온라인 경매가 부각될 것으로 보고 공격 마케팅에 바짝 고삐를 죄고 있다. 최근에는 드림피아가 텐더 방식 경매를 선보이고 이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는 등 신규업체가 급증, ‘2세대 온라인 경매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옥션
옥션(대표 이재현 http://www.auction.co.kr)은 지난 98년 4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터넷 경매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 인터넷 경매 시장의 70%의 점유율을 차지해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로 자리잡았다. 회원수만 600만명에 달하며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라는 독특한 수익모델을 기반으로 상거래와 커뮤니티로 서비스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이 결과 지난 1월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로 처음으로 누적 거래 1조원을 돌파했다.
매일 옥션을 찾는 방문객은 약 67만명. 이는 남대문 시장의 하루 유동인구보다 훨씬 많은 규모다. 아울러 올 1분기에만 1501억원의 거래가 이뤄졌다. 옥션이 이처럼 우리나라의 대표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쇼핑몰과 달리 판매자라면 별다른 계약이나 입점비 없이 누구나 쉽게 거래활동을 할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인터넷 쇼핑몰이 판매자 중심의 가격을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것과 달리 옥션이 제공하는 마켓플레이스는 판매자와 구매자 양방 사이에 자율적으로 가격을 결정하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구매자는 물품가치와 개인별 필요성에 따라 자율적으로 가격을 결정하고 판매자는 유통과정의 가격 거품을 제거할 수 있다.
옥션은 올해 서비스 5주년을 맞아 ‘우리가 만드는 열린 시장’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판매자와 구매자가 자율적으로 만들어 가는 쪽으로 서비스를 더욱 강화키로 했다. 이를 위해 옥션은 신제품 시장을 계속 확대하는 한편 다른 쇼핑몰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교우위를 갖는 재고와 중고·재활용품 시장도 집중적으로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드림피아
드림피아(대표 남맹순 http://www.dreampia.biz)는 입찰 상한가를 시중 가격의 3분의 1 이하로 정하고 이로 인한 손실분은 입찰 참여자가 부담하는 텐더식 입찰 경매 모델을 선보인 업체다. 드림피아 비즈니스 모델은 기존 텐더 방식에서 최저 입찰가를 없애고 최고 입찰가를 3분의 1로 대폭 낮추면서 입찰정원을 제한해 낙찰 가능성을 높였다. 최고 입찰가를 제시한 고객을 낙찰자로 선정하고 최고 입찰자가 복수일 때 종합주가지수 혹은 또또복권 1등 당첨번호를 이용해 객관성과 투명성을 제고했다. 낙찰가격이 시중가격 이하로 결정되더라도 입찰 참가비로 당사 손실분인 시중 가격과 입찰 상한가의 차액을 보전하기 때문에 절대로 손해보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드림피아 모델은 회원이 늘어나고 많은 상품이 거래되면 해당 상품을 대량 구매하고 구매시에는 상당폭의 가격할인이 가능한 점을 겨냥하고 있다. 대량 구매시 가격 할인폭은 상품에 따라 다르겠으나 10∼30% 이상 가능해 이를 주요 수입원으로 삼고 있다.
지난달 오픈한 드림피아는 50억원 상당의 ‘인생역전’ 드림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1만명 회원 돌파 기념으로 실시한 이번 이벤트는 입찰 상한가를 기존 모델보다 10분의 1로 낮게 책정해 낙찰자의 부담을 감소시키고 누구나 갖고 싶은 명품 50억원을 경매 품목으로 내걸었다. 이벤트 실시 후 트래픽이 급증해 18일 현재 순위 사이트 알렉사에서 223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미 2000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삼성몰(792위), 예스24(903위), 베스트바이어(1838위), 이지클럽(2454위)과 비교해 볼 때 괄목할 만한 성장세라는 주변의 평가다.
*이셀피아
이셀피아(대표 윤용 http://www.esale.co.kr)는 지난 99년 처음으로 네트워크 경매 서비스를 선보였다. 네트워크 경매는 기존의 단일 사이트에서만 거래하는 단순 경매에서 탈피해 네트워크에 참여한 파트너끼리 거래를 공유하는 방식이다. 포털과 커뮤니티 사이트를 네트워크 파트너로 영입해 네트워크 마켓시장 ‘N마켓플레이스’를 만들고 판매자와 구매자는 이익을 극대화시켜 이용상의 편의를 높인 것이 강점이다. 현재는 개인간의 거래는 물론 개인과 기업간의 거래에서도 공정하고 안전한 거래를 실현하기 위해 안전거래서비스(에스크로), 공정거래서비스(페어 트레이드) 등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 제공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소모성자재(MRO) 시장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이셀피아의 네트워크 솔루션이 사용 중이다. 전자상거래 영역에서 정보와 자원의 효율적인 교환과 분배를 위한 차세대 솔루션까지 네트워크 모델의 적용범위를 넓혀가는 상황이다.
이셀피아는 최근 토종 인터넷 경매 선두주자로 옥션에 이어 2위 자리에 만족하지 않고 ‘e마켓플레이스’로 변신을 통해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대대적인 사이트 개편을 단행했다. 이셀피아가 새롭게 시도하는 ‘e마켓플레이스’는 경매에서 한걸음 나아간 온라인 시장의 개념으로 누구나 들어가 물건을 사고 팔 수 있는 개념이다.
이셀피아는 오픈 기념으로 클릭할 때마다 수많은 경품이 쏟아지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성은 e맞고요, 이름은 ○○입니다’라는 로고 맞추기 게임, 가위바위보 게임 그리고 사이트 개편 소감 쓰기와 같은 이벤트를 통해 디지털카메라·컬러휴대폰 그리고 명품 선글라스 등 다양한 경품을 제공 중이다.
*구스닥
구스닥(대표 구영배 http://www.goodsdaq.com)은 인터파크 자회사로 기존의 인터넷 쇼핑몰과 경매 사이트의 단점을 극복한 새로운 전자상거래 모델이다. 온라인에서 증권거래소 방식의 쇼핑몰로 10만여 상품이 거래되고 있다. 구스닥은 복수의 판매자가 제시하는 다양한 판매가를 보고 네티즌 스스로 구매 희망 가격을 입력하면 가격 흥정이 이루어지는 독창적인 흥정 시스템을 개발했다.
구스닥은 2000년 5월 사이트 오픈 이후 지속적인 고객만족을 위한 노력의 결실로 2000년 10월 ‘한국 전자상거래 대상 e비즈니스 사업모델 부문 우수상’과 ‘e트러스트 인증’을 획득했다. 올 2월부터는 가장 저렴한 쇼핑 서비스 기치로 제로마진클럽을 오픈했다. 1만원의 유료 회원권을 구매한 고객에게 ‘NO’마진의 상품판매를 단행했다. 이는 소수의 고객에게 특정 몇개 상품을 한정 판매하는 반짝행사가 아니라 모든 고객이 구스닥의 모든 상품을 원가로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구스닥은 저렴한 쇼핑의 기회뿐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자신의 마일리지를 칩으로 바꿔 마일리지 카지노를 즐기고 선물을 위해 상품을 구매할 때 선물 카드 보내기를 통해 상품의 이미지를 담은 ‘e카드’도 수취인에게 발송할 수 있다. 또 구매 고객과 네티즌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바이러스 치료 백신을 무료로 받고 원클릭 로그인을 통해 개인정보의 자동입력이 가능한 ‘알프레드’ 서비스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