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경영자(CEO)는 늘 외롭다. 글로벌 경쟁속에서 자칫 잘못 내린 판단은 파산과 직결된다는 긴장감 때문에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하루 24시간, 1년 365일 쉬지 않고 비즈니스 현장에서 뛴다. 그러다 보니 체력이 중요한 ‘자산’으로 꼽힌다. 이에 CEO들이 각 분야에서 나름대로 쌓아 놓은 건강 비법을 소개한다.
회사를 차린 지 벌써 14년째. 불혹을 맞은 김유현 사장(youngsun.kim@hycom.com·40)은 요즘 건강이 재산이란 생각이 절실하다. 게다가 SI 등 분야의 중견 기업을 운영하다 보니 대기업에 비해 임직원 한 사람에게 떨어지는 업무 강도가 무척 센 편이다. 결국 강한 체력이 우선일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김 사장은 성격상 자리에 오랫동안 앉아 모니터를 보며 작업하기 좋아하는 데다 대다수 경영자처럼 골프·등산 등도 즐기지 않으니 운동부족일 수밖에 없다. 그는 아침에 눈뜨자마자 노트북PC를 들고 화장실로 간다. 해외고객·협력사로부터 온 메일을 일일이 확인하고 긴급한 경우 그 자리(?)에서 답신한다. 아침은 먹는둥 마는둥. 차에 오르면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읽고 그날 일정을 체크한다. 사무실에 도착해선 직원들과 업무회의를 벌이거나 고객사를 방문하곤 한다. 그야말로 촌각을 다투는 일상의 반복이다.
한가한 토요일이면 본부장회의를 소집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토론하거나 외부 강사를 초청, 기업 경영에 필요한 다양한 지식과 조언을 구하려면 운동할 짬이 없다.
이렇다 보니 김 사장이 체력 관리를 위해 선택한 것이 바로 ‘계단 걸어 오르내리기’. 집(4층)과 사무실(5층)은 무조건 계단을 이용하고 고객사 방문시에도 사무실이 10층 이내면 계단을 이용한다. 특히 20분 이내 거리면 보행중 고객과 해결해야 할 당면 문제들을 머리속에 그리곤 한다.
김유형 사장의 또 다른 건강유지법은 반신욕과 족탕. 감기·몸살 초기때 극도의 피로감을 느끼면 욕조에 따끈한 물을 반정도 받고 허리를 물속에 담그는 반신욕을 하거나 20∼30분간 복숭아뼈까지 발을 담그면 신기하게도 감기·피로감이 말끔히 사라지곤 한다. 최근 종합건강검진 때 약간의 지방간이 발견돼 인진쑥과 감초를 우려내서 하루 한두잔씩 복용하고 있는 데 효과가 좋아 임직원들에게도 나눠 주고 있다고 김 사장은 말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건강 위협은 과도한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 여기서 김 사장 나름대로의 건강유지 비법이 빛을 발한다. 김 사장은 술과 담배를 즐기지 않는 데다 성격도 매우 긍정적이고 스트레스를 크게 받지 않는다. 오히려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형에 속한다. 일례로 기업 경영에 관련된 책들을 읽은 후에 파워포인트 형태로 독후감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향후 회사의 밑그림을 그리면서 스트레스를 풀곤 한다. 그리고 이때 작성된 파워포인트 자료를 선별, 매월 월례조회 때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을 함으로써 기업경영의 지침들을 직원들과 공유한다.
결국 사람은 주어진 시간 내 어떤 생각을 지니고 어떻게 활용하며 생활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그 만족도에 따라 CEO 건강 비결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김 사장은 “어려움이란 누구에게나 늘 산재해 있다”며 “최선을 다해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최선의 건강 비결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