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돈나-셀린디온, 매혹의 목소리 열정 그대로...

 브리트니 스피어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카일리 미노그…. 이들은 현재 세계 최고의 여가수들이다. 하지만 이들에겐 삶의 완숙미가 없다. 젊음이 발산하는 화려함만이 존재할 따름이다.

 그래서일까. 불혹의 나이를 넘어선 마돈나나 올해 서른 다섯인 셀린 디온이 최근 내놓은 앨범에서 따뜻한 사람 냄새를 느끼게 되니 말이다.

 육감적인 몸매와 춤으로 뭇남성들을 매혹시켰던 ‘팝의 여왕’ 마돈나. 그녀의 매력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58년 개띠’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여전히 아름답고 섹시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데뷔 20년을 맞아 9번째 정규앨범 ‘아메리칸 라이프(American Life)’를 들고 돌아왔다.

 사회적 금기를 깨는 듯한 그녀의 색깔은 이번 앨범에서도 변하지 않았다. 앨범 재킷부터 독특하다. 검은 베레모와 군복 차림의 여전사. 혁명가 체 게바라를 연상시키는 포즈다.

 다만 달라진 것이 있다면 앨범이 담고 있는 내용이다. 이제까지 ‘종교’와 ‘성’이 주 대상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미국인의 삶에 대한 비판과 함께 반전과 평화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뮤직비디오의 경우 부시에게 수류탄을 던지는 장면 때문에 긴급 회수되기도 했다.

 실제로 첫 싱글의 제목이기도 한 ‘American Life’는 마돈나 자신의 현재 심리상태와 세계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 듯, 모든 것을 다 가진 스타로서의 화려한 생활도 삶을 완성시켜주지 못한다는 성숙되고 비판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음악에 있어서도 비인간적인 기계음과 따뜻한 어쿠스틱 사운드, 마돈나의 랩까지 곁들어지면서 이전의 ‘Music’ 앨범보다 한단계 발전된 모습이다.

 셀린 디온이 최근에 내놓은 10번째 영어 앨범 ‘One Heart’에서도 삶의 체취가 느껴지기는 마찬가지다.

 앨범은 전반적으로 밝고 경쾌하다. 첫곡 ‘I Drove All Night’은 로이 오비슨의 곡으로 신디 로퍼가 89년 불렀던 것을 리메이크했다. 셀린 디온 특유의 시원한 목소리가 일상의 권태로움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곡이다.

 이 외에 ‘Naked’ ‘Reveal’ ‘Stand By Your Side’ 등도 수록돼 있다.

 세간에서는 쟁쟁한 여가수들이 득세하는 속에서 마돈나와 셀린 디온이 어떻게 자리매김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높다. 더구나 엄마뻘이나 되는 마돈나가 댄스 음악을 한다니, 고개부터 저을지 모른다. 앨범 수록곡 대부분이 소비적 미국문화에 젖어있는 미국인을 조롱하는 내용의 가사를 담고 있는 것도 상업적인 성공에 대한 확신이 없어 우회전략을 택했다는 설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앨범의 성공 여부가 아니다. 끊임없이 변신을 시도하고 있고, 그래서 이들이 20대 빅가수들과 함께 팝의 양대 축을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일 게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