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다.
밀린 일도 많고 여기저기 약속도 많지만 모처럼 가족의 정을 느껴보자. 아이들 손 잡고 놀이동산에도 가고 뮤지컬 공연도 한번 예약해 보는 거다. 공부하랴, 학원가랴, 어른 못지않게 생활에 찌들어 있는 아이들을 위해 ‘어떤 선물이 좋을까’하는 행복한 고민에도 빠져 보자.
하지만 가족과 둘러앉아 비디오를 보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한 공간에서 동일한 공감대를 갖고 대화를 한다는 자체가 가족에게는 소중하기 때문이다.
마침 다양한 장르의 비디오가 나와 골라보는 재미도 쏠쏠할 듯하다.
◇온가족이 함께 ‘동화의 세계’로=재미도 있으면서 가슴 뭉클한 애니메이션들이 5월을 겨냥해 선보인다.
3D 인형극 애니메이션인 ‘곰돌이 푸:여섯가지 소중한 마음’을 비롯, 전세계적으로 4600만명의 시청률을 기록한 TV 애니메이션을 영화화한 ‘헤이 아놀드!’가 기대작.
‘곰돌이 푸:여섯가지 소중한 마음’은 곰돌이 푸와 숲속 친구들에게 일어난 이야기들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제작한 최초의 3D 인형극 애니메이션이다. DVD타이틀로 출시되는 이 작품은 곰돌이 푸를 아끼는 마니아에게는 값진 선물이 될 것이다. 스페셜피처에는 점선잇기 놀이, 신나는 색칠공부, 곰돌이 푸 퍼즐놀이를 비롯해 캐릭터 이야기와 푸의 탄생 배경, 역사가 자세히 설명돼 있다.
‘헤이 아놀드!’는 국내에서도 케이블TV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아동용 애니메이션의 산실인 니켈로디온과 파라마운트가 손을 잡고 선보인 야심작. 옆집 이웃처럼, 가족처럼, 친근하고 귀여운 캐릭터는 이 영화의 또 다른 재미다. 평범하지만 저마다 개성 넘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동네에서 사건이 벌어지고, 이에 대처하는 아이들의 용감하고 순수한 모습이 그려져 있다.
사악한 욕심쟁이 미스터 섹은 평화로운 도시를 완전히 밀어버리고 거대한 쇼핑센터를 세울 계획이다. 이를 용납할 수 없는 아놀드와 친구들. 막막한 상황에서 철거 날짜는 다가오는데….
◇웃음 속에서 ‘가족애’를 느껴요=온가족이 둘러앉아 비디오 한 편에 폭소를 자아내는 것도 그만이다. 상반기 최고의 극장 흥행작 ‘동갑내기 과외하기’를 비롯, 액션 코미디 작품인 ‘형사 가제트 2’ ‘슈팅히어로 주와나 만’ ‘텍사스의 얼간이들’ 등 코미디물이 이채롭다.
‘동갑내기 과외하기’는 극장 개봉 3개월 만에 비디오로 선보인다.
전국 500만명 관객을 동원하며 2003년 최고의 흥행대작을 기록한 이 작품은 무명의 남자배우 권상우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았다. 특히 ‘배우가 철저하게 망가져야 영화가 뜬다’는 불문율을 남긴 작품이기도 하다.
실제로 ‘동갑내기 과외하기’에서 청순가련한 외모의 김하늘은 딸딸이 스쿠터를 몰고 닭대가리들을 평정하는 닭집딸 수완으로 변신하는가 하면, 터프한 매력의 권상우는 돈이 튀어 주체 못하는 늦깍이 고교생으로 돌변하는 등 ‘처절한 망가짐’을 택했다.
DVD와 비디오로 동시출시되는 ‘형사 가제트 2’는 탈옥한 클러 박사의 음모를 막고자 고군분투하는 가제트 형사의 대모험을 그린 액션 코미디극이다. 인기 시트콤 등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가제트 역의 프렌티 스튜어트는 개그뿐 아니라 가제트의 아픔까지 잘 표현하는 연기력을 갖춰 제작진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DVD에는 가제트 일러스트레이션을 통해 가제트와 G2에 장착돼 있는 기능들을 설명해 주며 가제트 모의훈련, 14가지의 장면 뒷이야기, 삭제장면 12, 촬영 후 컷 코너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어 마니아라면 놓치기 아깝다.
‘슈팅히어로 주와나 만’은 NBA 슈퍼스타 주와나 만의 좌충우돌 소동을 그린 코미디물이다. 리듬감 넘치는 랩 음악을 배경으로 시종일관 폭소를 자아내는 기발한 유머와 농구 스타들의 플레이를 역동적으로 잡아낸 다이내믹한 화면 구성이 볼 만하다. 특히 실제로 여장을 하고 ‘슈팅히어로 주와나 만’의 주연배우 오디션에 응했다고 하는 미구엘 누네즈 주니어의 여장 연기는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다. 국내서는 개봉되지 않았지만 미국에서는 작년 6월 개봉, 박스 오피스 8위에 랭크된 흥행작이다.
◇놓칠 수 없는 가슴 찡한 이야기=이외에도 놓치기 아까운 작품들이 많다. ‘디 아워스’ ‘국화꽃향기’ ‘도슨의 청춘일기 시즌1’ ‘싸인’이 그것이다.
니콜 키드만 주연의 ‘디 아워스’는 아카데미상을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 각기 다른 시간과 공간에 사는 세 여인의 하루를 그린 ‘디 아워스’는 겉으로는 다른 듯 보이지만 실은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과 모두 연결돼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지나온 자신들의 소중한 시간 속으로 빠져들며 긴 여운을 간직하게 된다.
‘국화꽃 향기’는 소설가 김하인의 ‘국화꽃 향기’를 영화화한 것으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앞만 보고 살아온 인하.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잃으면서 인생의 굴곡을 경험하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내야 하는 슬픔과 사랑하는 사람을 남기고 떠나야 하는 슬픔이 묻어 있다. 장진영과 박해일의 연기가 돋보인다.
특히 이 영화는 가수 성시경이 영화 테마곡 ‘희재’를 불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도슨의 청춘일기 시즌1’은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TV시리즈 ‘도슨의 청춘일기’를 영화로 제작한 것으로 국내서도 케이블방송을 통해 소개된 바 있다. 여타 청소년 드라마와 달리, 청소년기의 삶과 사랑에 대한 진실한 고민이 담겨 있다.
‘스크림’의 원작자인 케빈 윌리엄슨의 어린시절을 바탕으로 탄탄한 구성이 돋보인다. 여기에 주옥 같은 대사와 적절한 음악이 삽입돼 진한 감동을 준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