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반도체와 휴대폰처럼 5∼10년 후 우리 경제를 견인할 확실한 차세대 성장엔진 발굴이 참여정부의 국정현안으로 부상하자 과기부와 산자부, 정통부가 사업 주도권을 놓고 치열하게 경합하고 있다.
23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과기부와 산자부, 정통부는 지난달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포스트 반도체-초일류 기술 국가 프로젝트’와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 및 육성 프로젝트’ ‘IT신성장산업 발굴’을 각각 보고했다.
특히 이들은 참여정부 최대 국정과제를 선점하는 것이 향후 부처위상은 물론 대국민 정책 수행에도 유리하다고 판단, 저마다의 장점을 살린 프로젝트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청와대가 이미 부처별 업무조율에 나선 것을 상기시키며 부처간 건전한 정책경쟁은 바람직하지만 과거 정부에서와 같은 과열경쟁 및 이에 따른 혼선이 되풀이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과기부는 국제 경쟁력을 갖는 미래 ‘초일류 기술’ 개발을 위해선 범부처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보고 ‘포스트 반도체’ 프로젝트를 주관할 실무기구로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위원회(국과위) 산하에 12개 관련부처가 참여하는 ‘미래전략기술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과기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미래의 초일류 기술과 제품을 발굴하는 일은 특정 부처가 주관하는 것보다는 국과위 같은 조정기구를 통해 관련부처가 공동으로 참여, 역할을 분담해 추진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산자부는 차세대 유망산업의 발굴 및 육성을 위해서는 국무총리와 민간전문가를 공동 위원장으로 하고 산·학·연·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차세대 성장산업 발전위원회’를 구성해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기술은 제품에 체화되는 것이므로 기술에 바탕을 둔 과기부보다는 기술과 산업을 아우르는 산자부가 주도하는 것이 옳다”며 “산업 전분야를 종합적으로 조사분석해 모든 분야에서 성장 잠재력이 있는 것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통부는 이미 청와대에서 제시한 9대 전략품목 모두 전반적인 기획과 주관을 전문성이 있는 정통부가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9대 품목 하나하나를 단순히 볼 게 아니라 그것이 창출해내고 있는 첨단 서비스와 산업 전반의 연관효과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면서 “이를 전제로 부처간의 역할분담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