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조 발언: 정동영 민주당 국회의원
각계 전문가들과 함께 남북간 정보기술 교류활성화 방안을 찾는 자리를 갖게 돼 의미있게 생각한다.
2년 전 아일랜드를 방문했는데 감자밖에 나지 않는 나라가 10여년 만에 IT강국으로 부상한 것을 생생히 목격했다.
그 뒤 북한이 아일랜드 모델에 상당한 관을 갖고 있다는 것을 들었다. 북한이 방향은 제대로 잡았는지, 전략을 제대로 소화해서 갖고 있는지 등이 궁금했다.
남북간 통신협상을 포함한 경협에 있어서 역시 북핵문제가 관건이다. 이 문제는 단기간에 해소될 것 같지 않다. 94년 북미 제네바합의가 나오기까지 1년 반의 기간이 걸렸다. 최소한 이 정도는 걸릴 것이다. 미국도 대선이 내년 11월에 있다. 이 기간에 남북경협이 본격적인 개화로 가기는 어려운 게 아니냐는 생각이다. 현상유지 정도로 지지부진할지 걱정이 된다.
그렇더라도 지금 해야 할 일이 있다. 지난 1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특사자격으로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가서 당선자의 메시지를 전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임기 중 확실하게 한반도 경제공동체로 가는 기반을 닦아 놓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또 북한의 전반적인 재건계획이라는 ‘마샬 플랜’을 세우고 있다. 그 첫번째가 에너지, 두번째가 통신을 포함한 사회간접자본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적인 협력이 요구된다. 한반도 주변 4강과 EU·호주 등 직간접적인 이해당사자를 포함한 국제 컨소시엄 형식이 될 것이다. 여기서 남한은 이니셔티브를 가져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남북통신협상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좀더 많은 대화와 토론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통일IT포럼 같은 민간분야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이 필요하다. 다가올 한반도 경제공동체와 통일시대에 대비해 선각자적인 비전을 갖고 있는 통일IT포럼이 연구와 토론을 중시하는 것 못지 않게 이 같은 문제를 널리 알리고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중요하다.
<정리=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