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대우정보시스템 본사 3층 대회의실. 박경철 사장 주재로 프로젝트 관리체계에 대한 임원회의가 오전 내내 열렸다. 박 사장은 오는 7월부터 기존 프로젝트 관리체계에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한층 높인 버전을 가동할 것을 특별지시했다. 특히 박 사장은 “앞으로 무슨일이 있더라도 프로젝트 관리만큼은 끝까지 챙기겠다”고 힘줘 말했다.
현대정보기술도 이달 둘째주 서울 극동 본사에서 김선배 사장과 각 사업본부장, 사업부장 등 15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프로젝트리뷰보드(PRB)’로 불리는 사업검토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안건으로 오른 4건의 시스템통합(SI)프로젝트에 대해 위험도·영업활동·사업적가치·이익성 등을 심층적으로 따진 끝에 2개 사업만 제안하기로 결정이 내려졌다. 기획실장인 박연남 이사는 “올해에는 한달에 두차례 정도 사업검토회의를 열어 기준에 맞지 않는 사업들은 사전에 과감히 탈락시킬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저가 덤핑 수주로 인한 수익 악화와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SI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SI업체들이 적정이익 확보와 프로젝트 위험에 대한 사전관리 차원에서 프로젝트관리체계(PMS:Project Management System) 가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프로젝트 관리체계 가동=올초 김인 신임 사장을 맞은 삼성SDS는 ‘SI종합관리시스템’이라는 프로젝트 관리체계를 두고 사전영업부터 수주·계약·수행 등 일련의 과정을 관리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회계·인사시스템과 연동돼 프로젝트 예산은 물론 인건비·매출액(미수금)·수주실적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이 회사 정보서비스팀 송우찬 과장은 “종합관리시스템을 통하지 않으면 품위·예산요청·인력투입·경비집행 등을 할 수 없게 되어 있다”며 “적자수주에 대한 정보도 이 시스템을 통해 모니터링할 수 있다”고 말했다.
LG CNS(대표 정병철)는 현장에서 프로젝트의 시작·실행·완료 등 전단계에 걸쳐 인원·공정·원가·이익·리스크·커뮤니케이션 등을 전반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pms-F(project management system for Field)’를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소프트웨어공학센터 장주관 부장은 “pms-F의 대시보드 기능을 통해 마치 자동차 운전 상태의 계기판을 보듯이 프로젝트의 상태를 그래프와 표 등을 통해 한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어 현장에서는 물론 본사에서도 프로젝트 진행상황에 대한 조기경보체계로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전사차원의 CMM 레벨4 인증을 획득한 포스데이타(대표 김광호)는 CMM 기반의 프로젝트 관리시스템인 ‘PSA(Professional Service Agent)’를 구축, 프로세스 이행도와 프로젝트 납기준수율, SW재사용률, 고객만족도 등 51개 지표를 설정해 정량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또한 사장·연구소장·사업부장 등이 참석하는 수주검토위원회도 열어 특정 프로젝트의 기회손실을 예방하는 동시에 적자를 방지하는 노력을 벌이고 있다.
◇적자수주 사전차단=SK C&C는 ‘수주평가협의회(수평협)’ 운영을 통한 프로젝트 리스크 사전관리를 강화하고 나섰다. 자금·구매 담당자들까지 참석하는 ‘수평협’은 주요 프로젝트의 제안서 제출에 앞서 두번에 걸쳐 위험도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리스크 지킴이’ 역할을 한다. 또한 프로젝트 수행시 매출·비용·신용도·매출이익률·수행능력 등을 평가하고 있다. 윤석경 사장은 “‘수평협’에서는 단순히 리스크 관리뿐만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의 재사용, 컴포넌트기반개발(CBD) 방법론을 통한 경쟁력 제고방안을 논의하여 적정 이윤을 확보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상정보기술(대표 이문희)도 프로젝트 발주 전후로 덤핑과 적자수주를 사전에 막고 내실있는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사전수주심의위원회’를 수시로 개최하고 있다. 경영지원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사전수주심의위원회에서는 SI·솔루션·영상 등 5개 사업본부장과 해당 프로젝트 담당자들이 참석, 사업 타당성에 대한 이중·삼중의 검토작업을 벌여 제안서 제출은 물론 현장성능시험(BMT) 참여 여부 등을 결정한다. 최규환 경영지원실장은 “덤핑 수주로 매출액을 늘리는 외적 확대보다는 내실을 꾀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며 “최고경영자도 위원회의 결정을 100% 가까이 수용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동양시스템즈는 사장·본부장·영업팀장 등이 참석하는 임시회의 성격의 ‘ORC(Opportunity Review Committee)’를 통해 입찰 여부와 가격·솔루션 검토, 제안비용, 지원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