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책을 읽는 데 시간을 보내라. 남이 고생한 것에 의해 쉽게 자기를 개선할 수가 있다-소크라테스.’
취미가 뭐냐고 물었을 때 나오는 가장 흔한 대답 가운데 하나가 ‘독서’다. 하지만 한발 더 나아가 지금 어떤 책을 보고 있냐고 물으면 흔히 바빠서 지금은 읽고 있지 않다는 쑥스러운 대답을 듣는 것도 다반사다.
IT라는 시대의 조류에 따라 우리를 헤집고 들어선 인터넷 덕분에 종이와 활자는 말 그대로 고전적인 정보습득 방법인양 낯설어진 게 현실이다. 특히 IT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다분히 독서와 거리가 멀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독서와는 거리가 멀 듯한 IT산업의 주류에서 일하고 일하면서도 끊임없이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람들이 있다.
넥서스커뮤니티의 양재현 사장과 에이스텔의 김홍열 이사는 책 이야기를 하고자 처음 자리를 함께했는데 책에 대한 두 사람의 애정과 고집이 남다르다.
넥서스커뮤니티 양재현 사장은 경영에 독서문화를 접목시킨 사람으로 업계에 입소문이 자자하다. 소위 독서를 통한 ‘감성 경영’이라 불리는 것 때문이다.
양 사장은 회사에서 50m 정도 떨어진 던킨도너츠에서 매일 아침 사원들과 대화를 나눈다. 이 자리에서 양 사장은 자신이 직접 경제·경영·철학서를 선정해 사원들에게 나눠준다. 물론 책을 주기 전에 자신이 먼저 이 책을 읽는다.
평소에도 양 사장은 책을 자주 선물하는데 책의 마지막장 여백에 번호를 쓰고 제일 먼저 자신의 이름을 쓴다. 받은 사람이 책을 다 읽으면 다시 2번에 자신의 이름을 쓰고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는 것이다. 어떤 책은 30명의 손을 거쳐 자신에게 돌아온 적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좋은 책을 읽는다면 더 없이 좋은 일입니다. 사실 책을 선물하는 습관이 있는데 그러다보니 집에 꽂혀 있던 1000여권이 넘는 책을 모두 선물해 지금은 책장이 썰렁해졌습니다”라며 양 사장은 “개인적으로도 경영을 하다 보니 충전을 하기 위해 다양한 책을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의사결정에 도움을 줍니다. 반드시 기술적이나 수치적 판단을 가지고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한다. 현재 양 사장이 보고 있는 책은 ‘링크’라는 책이다.
에이스텔의 김홍열 이사 역시 책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사람이다.
과거의 김 이사를 만난 적이 있는 사람들은 그를 항상 손에 책을 들고 있는 사람으로 기억한다.
“술에 너무 많이 취해 가방·휴대폰·지갑·옷 등을 잃어버린 경험은 있지만 손에 들고 있는 책은 다음날 아침 항상 머리맡에 있었습니다.”
김 이사의 한달 독서량은 7권 정도. 문학·사회·철학 등이 주로 접하는 책들이라고 하는데 업무와 다소 거리감이 있는 책들이다.
“책을 보면 모든 사안들이 연결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IT산업이라는 것을 이해하는데는 문화에 대한 개념이 필요합니다. 독서를 통해 디지털과 IT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김 이사 역시 직원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람이다. 김 이사는 올 초 전 직원에게 한 권씩의 책을 주고 독후감을 받고 있다.
양재현 사장과 달리 김 이사는 책을 잘 빌려주거나 빌려 읽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그의 서재에는 정리하고도 남은 책이 1000여권 정도 꽂혀 있다.
“인터넷이 생활화되기는 했어도 인터넷과 책은 다릅니다. 인터넷을 앞에 두고 보면 단지 정보라는 생각이 드는데 책은 활자체로 정감이 된다. 독서는 정보의 개념보다는 사색의 개념으로 정보와 사색은 개념이 다릅니다.” 현재 김 이사는 ‘시는 붉고 그림은 푸르네’라는 책을 보고 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