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업계 `한국 IT배우기` 열기

 ‘한국은 일본에 10년 이상 뒤져 있다(?). 그러나 일본은 한국에서 IT를 배운다.’

 경제성장에 총력을 기울이던 60년대부터 우리 국민들은 경제적으로 일본을 따라잡는 것을 하나의 숙원과제처럼 생각해 왔고 이 때문에 ‘30년 뒤져있다’ ‘10년 뒤져있다’ 등의 이야기를 자주 접해왔다.

 그리고 새로운 21세기. 물론 경제 전체 규모에서 우리는 아직 일본을 따라잡았다고 볼 수 없으나 IT분야에서만큼은 어깨를 펴고 일본을 바라보고 있다.

 ‘한국 IT를 배우자’. 이제는 일본 IT업계 관계자들의 한국 IT교육현장 참관이 러시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일본취업 IT전문인력 양성의 메카로 주목받고 있는 무역아카데미(무역협회 부설)에는 지난해부터 일본 IT업체 대표들의 견학이 줄을 잇고 있다. 이미 NTT도코모를 비롯해 와이즈노트, 솔크시즈, 산요휴먼네트워크 등 사장 및 회장급 인사들을 포함해 100명 가까운 일본측 고위관계자가 무역아카데미를 다녀갔다.

 일본 관계자들의 한국러시에 대해 무역아카데미 이충기 이사는 “무역협회 IT교육센터 출신 IT엔지니어들이 일본 IT업계에서 맹활약을 하면서 현업에 바로 투입돼 성과를 올리는 등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같은 과정을 통해 한국IT 이미지가 쌓이면서 이제는 역으로 일본에서 우리 IT교육시스템을 배우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무역아카데미를 다녀간 스니가와 마사오 오키나와시 부시장은 “한국 IT교육센터 출신 IT엔지니어들이 일본에서 좋은 이미지를 주고 있고 실력이 어느정도 검증된 만큼 오키나와시 행정전산화 작업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며 한국 IT교육시스템에도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

IT인력양성 전문기관인 정보통신인력개발센터(원장 최성규)에도 지난해부터 한국의 IT교육시스템을 보고 배우려는 일본 기업들의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이 센터에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5개월 동안 세차례에 걸쳐 일본 기업 관계자들이 대거 다녀갔다. 센터는 이같은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한일 IT인재교류협의회’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최성규 원장은 “IT교육현장과 관련 시설을 둘러본 일본 기업 CEO들은 대부분 ‘놀랍다’라는 말로 첫 반응을 보인다”며 “특히 강남구청 등 e정부 인프라를 둘러본 뒤에는 공통적으로 한국 IT인프라 구축과정을 배우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