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의 중요성이 요구되는 주식시장에서 경제상황이나 다양한 루머, 공시에 의존하지 않고 오직 차트를 통해서만 시세를 예측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그 흔한 정보회의에 참석하지도 않고 온라인 뉴스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지만 놀라운 주가 예측으로 증권가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넣고 있다. ‘타이쿤’이라는 필명으로 더 유명한 손태건씨(44)다.
손태건씨는 현재 타이쿤투자연구소 소장, 새빛인베스트먼트 고문, 키움닷컴증권 온라인 상담사 등 다양한 직함을 갖고 있다. 1주일에 수차례 반복되는 투자자 교육과 강연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업무다. 차트 분석과 투자기법에 관한 서적도 꾸준히 출간하고 있다.
손태건씨의 주가 예측은 전적으로 차트 분석에 의존한다. 그의 논리는 시세가 일정 기간을 거치면서 반복되는 특성이 있고 시세가 등락하는 가운데서도 균형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손태건씨는 “일반투자자로 그리고 대우증권, 브릿지증권 등 증권사 직원으로 17년간 다양한 주식투자 공부를 해왔지만 차트 분석처럼 시세의 예측성이 높고 매매 타이밍을 알려주는 방법은 없었다”며 “차트 속에는 투자자의 심리나 매매하는 세력의 기운 등이 모두 들어있다”고 말했다.
펀더멘털이라는 기본적 분석없이 주가 차트만을 연구하는 게 위험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해봤다. 그는 “모든 정보를 얻을 수는 없지만 차트를 보면 핵심적인 정보를 먼저 갖고 있는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며 “고급정보를 얻는 노력의 절반만 차트 분석에 기울인다면 주식투자의 승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중에는 키움닷컴증권 온라인 투자상담에 전념하고 있다. 사이버 투자고수로 통하며 많은 팬층을 확보했지만 지역적·시간적 한계에 부딪혀 알리지 못한 내용을 온라인이라는 수단을 통해 보다 많이 알리기 위해서다. 오후 시간 역시 차트와 씨름하거나 강연으로 시간을 보내는 등 하루일과 거의 전부를 차트 분석과 상담에 매달리고 있다.
손태건씨는 개인들이 주식에 실패하는 이유와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손씨는 “10만원짜리 물건을 살 때 매우 꼼꼼한 사람들도 주식투자에서는 최소한의 룰이나 지식도 모른채 큰 돈을 투자하는 예가 많다”며 “주식투자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만연한 것도 크게 잘못된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에게 맞는 투자방법을 채득하고 승률이 높아질 때까지는 소액으로 투자패턴을 익히는 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