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미국 증시와 동조화 깨지나.’
국내 증시와 미국 증시간의 동조화 현상이 최근 들어 크게 ‘약화’되고 있다.
이라크전쟁 종결 이후 미국 증시는 불확실성 해소와 기업실적 호전 등으로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국내 증시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 시인 등으로 반등시도가 크게 제한되고 있는 것.
특히 지난주(21∼25일)에는 미국 증시에서 나스닥지수와 S&P 500지수는 주간 기준으로 각각 0.7%, 0.8% 상승했으나, 거래소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8.7%, 10.1% 하락했다.
시황전문가들은 한국이 북한 핵문제로 국가 위험도가 부각되고 있는데다, 사스 감염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한미 증시 차별화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사스 확산 우려감은 차별화의 결정적 이유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 하락은 매도 공세를 펼치고 있는 외국인이 주도하고 있는데 반해, 정작 사스 사망자가 발생한 대만에서는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대우증권 김성주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매도 배경은 사스 문제보다는 북핵 문제와 이에 따른 국가 신용등급의 변동 가능성”이라며 “북핵 문제 해결 상황과 연동한 외국인 순매수 전환 여부가 국내 증시 상승의 열쇠”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과연 장기간 이어져 오던 한미 증시 동조화는 깨지는 것일까.
시황전문가들은 북한 핵문제 해결 과정이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미국 증시와 관계없이 국내 증시는 하락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 핵문제가 극단적으로만 치닫지 않는다면 미국 증시와의 동조화 현상은 다시 부활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신흥증권 홍순표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한미 증시가 차별화되고 있지만 작년 초부터 현재까지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북한 핵문제가 제거된다면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