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확산에 따라 국내 이동전화단말기 제조업체들의 직·간접적인 피해가 예상되고 있지만 노키아, 모토로라 등 세계1, 2위 업체들에 비해서는 피해 정도가 미약할 뿐 아니라 오히려 반사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9일 LG투자증권은 작년 대비 31.6%나 신장할 것으로 예상됐던 중국 휴대폰 수요가 벌써부터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 감지됨에 따라 올해 전세계 휴대폰 출하량 예상치를 하향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세계 휴대폰 출하량이 감소하면 세계시장 점유율 높이기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휴대폰 외형 신장세도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한국의 중소형 단말기업체들도 대부분 중국 현지업체들에 SKD방식으로 수출하고 있어 최종단계에서의 임가공 라인이 사스여파로 중단될 경우 적잖은 피해가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LG전자가 노키아, 모토로라 등 해외 경쟁업체에 비해 중국현지 생산비중이 현저히 낮은 점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로 평가됐다.
노키아와 모토로라의 중국공장 비중이 각각 53.3%, 62.5%에 달한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2.5%와 10%에 불과하다. 사스가 직접적인 공장 가동 중단으로 이어질 경우 대부분의 핵심 생산라인을 국내에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와 달리 노키아, 모토로라는 직격탄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노근창 LG투자증권 연구원은 “노키아, 모토로라의 중국 현지공장 생산물량이 CDMA보다는 GSM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이들의 중국 생산 차질이 본격화될 경우 GSM 경쟁력이 높은 삼성전자가 실질적인 반사이익을 입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