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혈 보관 시장이 급속히 신장하면서 업계간 상호 비방과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메디포스트와 라이프코드, 히스토스템 등 3개 바이오벤처기업이 시장에 참여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들어 KT바이오시스, 굿젠, 녹십자, 차바이오텍 등 후발기업들이 대거 뛰어들면서 업계 경쟁이 과열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들 기업이 쟁점으로 삼고 있는 부분은 제대혈을 보관하는 시스템에 대한 국제 공인 인증이다. 각 기업들은 서로 다른 제대혈 보관 시스템을 사용하면서 경쟁기업의 시스템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메디포스트는 뉴욕 제대혈은행과 기술제휴로 국제 기준에 맞는 보관기술 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히고 있으며 히스토스템은 아시아 탯줄은행 연합체인 아시아코드로부터 국제 공인을 받았다는 입장이다.
셀론텍은 미국 탯줄혈액이식연구회(COBLT)가 제안한 표준지침을 사용하며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GMP)에서 보관하는 등 10개사가 서로 다른 국제공인인증을 내세워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기업들은 또 제대혈을 채취하는 병원에 주는 수고비 명목의 비용을 두고 심각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 채취비로 알려진 이 비용이 병원을 매수하는 리베이트로 사용되고 있다는 비방전이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한 기업의 관계자는 “특정기업이 제대혈 보관료의 50%에 육박하는 돈을 채취 의사나 병원에 주면서 그 정도 수준의 채취비를 주지 못하는 기업들은 병원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리베이트를 준다는 의혹을 받은 기업의 관계자는 “정확한 회계감사를 받으며 코스닥 등록을 준비하는 기업이 그런 자금을 병원에 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안전한 제대혈 채취를 위한 정당한 대가를 적정선에서 주는 것”이라며 리베이트설을 일축했다.
조직적합성항원(HLA) 검사에 대한 논란도 끊이질 않고 있다.
HLA는 제대혈에서 채취한 조혈모세포를 이식할 때 발생할 수 있는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면역반응조절 유전자다. 검사를 하는 측은 제대혈 보관시 HLA 검사를 하지 않으면 이식 수술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기업들이 20만원 가량 드는 HLA 검사를 하지 않고 고객을 우롱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사를 하지 않는 기업 관계자는 “가족 제대혈 은행은 본인의 제대혈을 보관했다가 본인이 질병이 발생하면 이식수술에 사용하기 때문에 거부반응이 없어 HLA 검사를 할 필요가 없다”고 검사의 불필요성을 역설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