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교역에도 사스 `불똥`

사진; 사스 확산으로 북한이 육로와 항구를 엄격히 통제하면서 대북교역에도 비상이 걸렸다. 인천-남포간을 정기 운항하는 국양해운의 여객화물선.

 북한이 지난 21일부터 주 2회 운항하던 베이징-평양간 항공노선 중단 뿐만 아니라 육로와 항구까지 엄격히 통제하면서 사스의 영향이 대북 교역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무역협회(회장 김재철)가 대북 위탁가공교역업체를 모니터링한 자료에 따르면 원부자재 및 샘플, 완제품 반출입 차질, 방북 연기 등으로 남북한 교역활성화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주요 업체별 사례를 보면 S전자는 북한측과 TV, 녹음기, 전화기 등 전자제품 임가공 협의를 위해 5월초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북측에서 중국을 경유하지 말고 러시아를 통해 들어오라는 전달을 받고 부득이하게 6월로 방북을 연기해 놓은 상태다.

 또 매월 70만개 분량의 카세트 테이프를 위탁가공하고 있는 또 다른 S사는 당분간 기존의 원부자재 재고물량으로 버틸 수 있지만 사스가 장기화될 경우 생산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다각적인 대응책을 마련중이다.

평양에서 연간 구두 10만족, 지갑벨트 3만개를 위탁가공으로 반입하고 있는 E사도 5월 19일 기술지도를 위해 초청장을 받고 방북할 계획이었지만 북한 당국의 외국인에 대한 10일간 격리수용 등 현실적인 문제로 방북이 어렵게 돼 공장가동의 일시 중단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남북간 정기 선박을 운항중인 K사는 “홍콩 중개인으로부터 남포항에 접안을 하려면 10일간 외항에서 대기해야 된다는 통보(4/24)를 받았다”며 운항일수가 절반으로 줄어들면 반출입 물품의 적기 공급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남북교역팀 관계자에 따르면 “남북한 직교역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중국 중개인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들에 대한 북한 출입통제도 엄격해지고 있다”며 “철도, 트럭, 선박에 대한 검역강화, 중국-북한간 항공노선 중단 등으로 사스 여파가 장기화될 경우 남북교역이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