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업계의 어이없는 AS정책 때문에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
웨스턴디지털·히타치·시게이트·맥스터 등 외산 HDD업체는 지난해 10월 이후 무상AS기간을 1년으로 단축했을 뿐만 아니라 그나마 있던 유상AS기간도 없애 소비자는 이 기간이 지나서 문제가 생긴 HDD를 전혀 수리받지 못해 버릴 수밖에 처지에 몰리게 됐다.
웨스턴디지털·시게이트·맥스터 제품을 국내에 판매하고 AS를 담당하고 있는 이시스코리아의 AS담당자에 따르면 “작년 10월 이후 HDD 제조사들은 일부 고성능 HDD를 제외하고 대개 2년이던 무상AS기간을 1년으로 줄이도록 조정했으며 구입일로부터 1년이 지난 제품은 소비자들이 비용을 지불한다고 해도 수리를 받을 수 없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히타치(옛 IBM) HDD 총판인 넷컴스토리지와 인텍앤컴퍼니의 담당자들도 “작년 11월 15일 이후 AS 규정이 무상 1년으로 변경됐으며 무상수리기간이 지난 제품은 소비자들이 해외 본사 AS센터에 직접 보내거나 용산 등지의 HDD 전문수리업체에서 알아서 수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넷컴스토리지 관계자는 “제조사들이 국내에 기술 AS를 지원하는 부분도 없을 뿐만 아니라 본사 차원에서 유상AS 자체를 없앤 것이기 때문에 무상AS기간이 지난 제품에 대해서는 우리로서는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히타치 HDD사업을 관할하고 있는 히다찌글로벌테크놀로지스의 신영민 부장은 “소비자들이 본사로 문제가 생긴 HDD를 보낸다하더라도 수리를 받을 수 없다”고 밝히며 “본사에서는 자체 조사를 토대로 ‘HDD의 불량이 대개 1년 이내 발생’하며 ‘1년이 지난 후 소비자들이 부담하게 될 수리비용보다 저렴하게 제품을 만들어 공급하자는 차원’에서 이 같은 AS정책을 가져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최근 IBM의 HDD 수리를 문의하던 중 이 같은 소식을 접한 한 모씨는 “아무리 HDD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도 이런 AS가 어딨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맥스터코리아 측은 “맥스터는 무상AS를 1년으로 조정한 것은 맞지만 유상AS기간을 정해놓고 있지 않다. 소비자가 비용을 부담한다면 언제든지 AS를 받을 수 있도록 정책을 세우고 시행 중”이라고 밝히며 협력사인 이시스코리아의 설명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