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발표된 금융감독원의 ‘IT 및 전자금융거래 안정성 제고대책 세부방안’의 골자는 스마트카드의 전면도입 등을 통해 그동안 논란을 불러왔던 전자금융거래의 안전성을 제고하고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지난 2월 IT 및 금감원과 은행 및 신용카드업계 전문가로 구성된 민관합동대책반 및 권역별 실무반이 확정한 이 방안은 우리나라의 전자금융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기초가 비로소 마련됐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날로 증가하고 있는 전자금융거래에 대한 안전성을 제도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이 방안은 보안기준의 강화, 소비자보호대책강화, 스마트카드의 도입 등이 핵심을 이루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지난 2월 터진 농협 현금카드 위변조사건에 대한 대응책의 성격도 띠고 있기도 하다.
금감원은 우선 보안기준의 강화를 위해 비밀번호 사전기재 방식에서 사후 입력방식으로 변경 및 예금거래 신청서, 예금출금 의뢰서 등의 비밀번호란을 폐지키로 했다. 또 전자금융거래 비밀번호 자릿수를 4자리에서 6자리로 변경 및 전자금융거래 비밀번호와 통장거래 비밀번호 분리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소비자보호대책 강화를 위해서는 전자금융의 장애, 사고 등으로 인한 고객의 잠재적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권역별로 소비자 유의사항 홍보강화와 전자금융 업무가 사고 등 비정상적으로 중단된 경우에는 창구거래 시간을 늘리고 대체 거래수단을 신속히 마련하기로 했다. 또 보험부문 IT부문 침해사고에 대응한 실시간 경보·분석체계를 도입·운용하고 증권부문 종합 해킹대비책을 수립할 방침이다.
이번 방안에서 무엇보다 IT업계에 관심이 쏠린 대목은 스마트카드의 단계적 도입이다.
오는 2008년까지 금융카드를 IC기반 스마트카드로 전면 교체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스마트카드 업계는 시장활성화 차원에서 크게 환영하는 반응을 보였다.
스마트카드업계는 이번 계획안이 보안성 강화를 위해 패스워드 입력방식을 변경하는 등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이 적용하는 방식을 대폭 수용하고 있어 뒤늦게나마 긍정적인 방향선택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은행 공동망을 사용하게 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 등을 예방할 수 있도록 세부적인 사양에 대한 미세조정이 필요하고 지적했다. 또 스마트카드 도입에 앞서 중복투자를 방지하기 위한 단말기, 표시방식 등의 표준제정은 물론 스마트카드 도입에 소요되는 비용의 분담도 정부 주도아래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자지불포럼의 조영휴 사무국장은 “신용카드와 직불카드, 전자화폐 등을 통합해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단말기 표준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감원의 이번 발표로 갈등이 증폭되는 부분도 있다. 이번 방안이 사실상 금융결제원이 개발한 ‘K캐시’를 대폭 수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는 점에서 전자화폐업계의 불만을 사고 있다는 점이다. 관련업계는 특히 현재 상용화된 나머지 4개 전자화폐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권이 부여돼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업계의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또 단말기 교체비용의 부담을 놓고 은행·카드·신용정보조회(VAN) 업체간 입장차이가 벌어진 상태여서 앞으로 해결해야 될 문제로 남았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