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실적이 2개월 연속 사상최고 기록을 경신하면서 올들어 계속해서 늘어나기만 하던 무역수지 누계적자가 거의 해소됐다. 또 들쭉날쭉하긴 하지만 전경련이 업종별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동향조사에서도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한 달 만에 108.1로 다시 100을 넘어서는 등 실물경기가 호전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쓸 시기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해 온 정부에서도 추경편성, 금리인하 같은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검토하기 시작함에 따라 앞으로의 경기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특히 수출은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 연속 두자릿수 증가세를 지속할 정도로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출 텃밭인 중국과 홍콩 등 동남아시아 지역의 수출이 호조세를 지속하고 있고 특히 휴대폰 등 무선통신기기와 자동차의 수출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또 최근 5개월 동안 40%대 이상의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무선통신기기도 4월에 44.9% 증가한 13억4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수출 효자상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가전부문도 디지털컨버전스 제품을 중심으로 7.9%의 증가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대미수출이 경기회복지연으로 반도체, 컴퓨터 주요 품목의 수출이 둔화되면서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2.9% 줄어들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또 대일수출은 석유제품, 일반기계, 철강 등의 호조로 5.8%의 증가를 기록했다. 대중국 수출 역시 컴퓨터, 전자부품, 철강 등을 중심으로 호조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사스 확산의 여파로 증가세가 다소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은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18.2% 증가한 148억600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국제유가 안정에 따른 에너지와 석유화학제품 수입 증가세가 둔화되고 국내 경기침체로 자본재 수입의 증가율이 감소해 지난달의 가파른 상승세에서 다소 진정되는 추세로 반전했다.
그러나 5월에는 사스로 인해 차질을 빚고 있는 해외마케팅 활동이 점차 수출차질로 가시화될 가능성이 남아 있는 데다 노사분규와 함께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가 경기에 영향을 미쳐 수출 증가세를 다소 둔화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산자부는 사스로 인한 수출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KOTRA와 무역협회 등을 통해 수출업계의 피해상황과 애로를 파악하는 한편 사스 위험지역에 대해서는 사이버 상담회 등 간접적 마케팅 지원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한편 5월 BSI를 108.1로 발표한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최근의 BSI 변동추이 및 4월 실적 BSI와 계절 요인을 반영한 5월 전망 BSI의 수치를 고려할 때 경기전망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원이 검토에 들어간 콜금리인하 등 경기부양책 실시 여부가 향후 경기호전의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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