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잡아라’
바이오벤처기업들이 사스의 병원체인 ‘코로나바이러스’를 잡는 연구에 열을 올리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니아·CTC바이오·RNL생명과학 등 국내 바이오벤처기업 연구진이 공개된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자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진단시약이나 바이러스를 사멸하는 연구에 치중해 결과를 발표하는 등 사스 극복에 공개적으로 나섰다.
이같은 움직임은 치료제는 물론 진단법도 확실치 않은 사스를 국내 연구진이 정복하게 되면 단번에 세계적인 바이오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CTC바이오(대표 조호연)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권두한 선임연구원팀이 발견한 코로나바이러스 증식억제물질을 바탕으로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합의하고 사스 정복을 시작했다.
생명연 연구팀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일종인 돼지 위장염바이러스(TGEV)와 유행성 설사바이러스(PEDV)를 대상으로 11개 국내 자생 식물추출 물질의 항바이러스 효과를 실험해 고삼과 초피나무 추출물이 바이러스 증식억제에 탁월한 효능을 가진 것으로 확인했다. 양측은 코로나바이러스 증식을 70∼90% 이상 억제할 수 있는 천연물로 약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RNL생명과학(대표 라정찬)은 서울대 수의대 미생물학교실 박용호교수팀과 공동 개발한 식품신선도 보존제 ‘그린존’의 실험 결과 코로나바이러스를 포함한 각종 병원성 유해균의 사멸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원액은 물론 5배 희석시까지도 완벽한 살균 효능을 보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영국 퍼브라이트연구소 국제수역사무국(OIE)표준기관에서 제품에 대한 효능을 검증받았으며 코로나바이러스의 사멸에도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바이오니아(대표 박한오)는 코로나바이러스 진단키트와 소독장치를 개발, 지난 3일부터 베이징에서 유효성 테스트를 진행중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진단키트는 하루 이상 걸리는 유전자증폭(PCR)을 단 2시간 만에 알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진단키트를 이용하면 사스 환자의 콧물이나 타액만으로 수시간 내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박한오 사장은 “제품을 개발하고 감염위험이 있지만 중국 현지에서 직접 테스트하기로 결정했다”며 “중국 위생부(CDC)가 이 제품을 사스 진단에 사용할 수 있도록 테스트를 요청해왔다”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