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토넷이 차세대 주력제품군인 차량용 AV 분야 기술인력의 집단유출로 현대 계열사간 내홍을 겪을 조짐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오토넷(대표 강석진)은 최근 차량용 AV부문 기술인력 26명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내자 이를 외부 세력에 의한 기업흔들기로 간주하고 강력한 법적 대응조치와 함께 집안 단속에 나서고 있다.
현대오토넷은 핵심 기술인력이 빠져나가자 격앙된 분위기 속에 직원들에게 동요하지 말 것을 당부하는 한편 수원지검 여주지청을 통해 관련자들의 배후조사를 요청하는 등 강력히 대응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대오토넷의 한 관계자는 사직서를 낸 직원들이 아직 별도로 회사를 차리거나 경쟁사로 옮기지 않아 확실한 증거는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특정부문 연구인력이 한꺼번에 나가는 것은 정황상 외부에 지원세력이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의구심을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번에 현대오토넷의 연구인력이 빠져나간 것은 최근 차량용 AV시장에 새로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현대모비스가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이란 소문이 떠도는 상황이다.
현대오토넷은 사의를 밝힌 연구원들이 주로 차량용 DVD·카TV·디지털 카오디오 등 차세대 AV기기 프로젝트를 담당했기 때문에 내년도 신제품 출시 계획에 일부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회사 측은 관련 직원 중 하위직은 가능한 한 회유하겠지만 주동자급은 최악의 경우 영업비밀·기술 유출에 따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며 인력유출의 배후세력을 반드시 찾아내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오토넷은 그동안 현대·기아차의 자동차용 오디오와 AV기기 제품을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해왔으나 최근 현대모비스가 카오디오 일부를 공급하면서 AV까지 납품을 시도하고 있어 양사가 현대·기아차용 카오디오 및 AV기기 납품경쟁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현대모비스 측은 “전혀 근거없는 억측에 불과하며 모비스는 이미 카트로닉스연구소를 통해 독자적인 카AV부문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어 외부에서 기술인력을 스카우트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