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항로 운임 인상으로 백색가전제품 수출 `비상`

 이달 초 북미항로 운임이 큰폭으로 인상되면서 동남아 제품과 가격경쟁이 치열한 백색가전제품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5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선사들이 지난 1일부터 북미항로의 운임을 최고 1430달러(40피트 컨테이너 기준) 인상함에 따라 동남아산 제품과 가격경쟁이 치열한 전자레인지, 에어컨, 냉장고 등 백색가전의 향후 수출마진이 모두 마이너스로 전환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무역협회는 북미항로 운임 인상으로 전자제품을 포함한 북미 수출업계의 연간 물류비 증가가 5억826만달러(약 6607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해 전산업에 걸쳐 북미지역 수출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더욱이 국내 무역업계가 최근 이라크전과 사스 등 세계 경제여건 악화로 수출경기가 크게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북미항로 운임 인상으로 당분간 선적보류 사태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백색가전의 경우 미국시장에서 경쟁국과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이고 있어 운임비 인상분을 제품단가에 즉시 반영하기 어려운 상태다. 현재 해상운임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육박하고 있으며 인상으로 인해 향후 15%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돼 수출 지속여부도 불투명하다고 무역협회측은 주장했다.

 이와 관련, 무역협회는 “이번 운임인상은 선사들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과도한 운임인상일 뿐 아니라 가격인상을 위한 담합행위 소지까지 있다”며 “5월 1일 인상은 결정됐지만 아직 마찰이 지속되면서 실제 인상은 미뤄지고 있는 만큼 무역업계와 선사간 피해가 최소화되는 선에서 타협점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