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과 방송의 융합이 본격화하면서 방송사업자와 통신사업자간의 합종연횡도 한층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향후 디지털방송 시장의 주도권 경쟁은 물론 거대 사업자간 협력과 경쟁관계를 통해 궁극적으로 양대 시장의 장벽을 허물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디지털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의 출범 이후 위성은 물론 지상파와 케이블TV까지 전 매체에 걸쳐 통신과 방송 사업자간의 상호 지분참여와 업무제휴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데이터방송·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등 방송·통신 융합의 산물인 디지털방송이 올해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출범한 스카이라이프엔 통신사업자인 KT와 KBS·MBC·SBS 등 지상파 3개사가 대주주로 참여함으로써 합종연횡의 물꼬를 튼 것을 계기로 케이블TV업체와 통신사업자간의 결합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최근 하나로통신이 KMDC와 제휴를 맺은 데 이어 데이콤·파워콤 등 LG그룹 통신 계열사들이 디지털미디어센터(DMC)사업자인 BSI에 약 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키로 하면서 디지털 케이블TV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이를 계기로 거대 통신사업자들이 DMC사업자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에 대한 지분참여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미래 통신방송 융합서비스인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분야에선 통신사업자와 방송사간의 제휴 움직임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최근 휴대폰·PDA 등 휴대형 단말기를 통해 고화질의 방송서비스가 가능한 위성DMB 분야에선 SK텔레콤이 내년초 상용화를 목표로 KBS·SBS 등과 컨소시엄 구성 협상을 진행중이며 KT도 오는 6월 세계전파통신회의(WRC)에서 주파수 확보가 결정되는 대로 지상파 3사와 제휴 협상에 들어간다는 구상이다.
사업자 선정이 올 하반기로 다가온 지상파DMB 분야에서도 지상파 방송사와 통신사업자간의 협력이 모색되고 있고 특히 방송법 개정 등을 통해 대기업의 SO지분 제한이 폐지되면 케이블망 확보를 노리는 거대 통신사업자들의 SO지분 인수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 방송전문가는 “모바일방송이나 지하철방송 등 현재 초보적인 수준의 융합서비스를 넘어서면서 방송·통신 업종의 합종연횡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특히 대기업 집단인 거대 사업자들의 초기 협력구도는 향후 시장흐름까지 결정할 수 있어 관심이 지대하다”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