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7일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미국과 EU가 우리 경제구조 정책에 대해 올바로 이해할 수 있게 하기 위해 ‘경제구조조정과 WTO 규범의 조화’를 주제로 한 ‘한국산 D램 상계관세 관련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구조조정과 관련된 업계와 금융기관뿐 아니라 주한 외교사절단과 무역관련 단체 관계자들이 참여해 높은 국제적인 관심을 나타냈다.
한국산 D램에 대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상계관세 최종판정을 앞둔 시점에서 경제구조조정 정책을 국제통상법적인 측면에서 재검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7일 산업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가 공동으로 마련한 ‘D램 상계관세 관련 국제 심포지엄’에서 김종갑 산자부 차관보는 “외환위기 이후 선진 시장경제시스템 도입을 통해 금융과 기업을 구조조정하는 과정에서 자본시장의 불안정을 막기 위해 불가피하게 정부에서 은행 지분을 보유하게 된 것을 미국과 EU측이 정부지원으로 인정하고 문제삼는 것은 유감”이라며 “어차피 정부가 추구하는 것은 구조조정이 잘 이뤄지게 함으로써 시장경제를 바로 세우는 것이며 은행 대출정책 등에 개입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차관보는 이어 “정부의 은행지원은 구조조정을 잘 이루기 위한 과정에서 생긴 일시적인 것일 뿐 궁극적 목적이 아님”을 재차 강조하고 “국가가 은행지분을 갖고 있다해서 문제삼는 것은 오히려 구조조정의 장애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데브라 스티거(Debra Steger) 전 WTO분쟁해결기구 담당관은 “WTO 일부 회원국의 산업체들이 한국의 외환위기를 고려하지 않은 채 몇몇 한국산 수입품에 대해 상계관세조사 신청을 제기하기로 한 것은 불행한 일”이라며 “상계조치가 선진국 산업에 의해 개도국 수입품을 상대로 광범위하고 지속적으로 이용돼 오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상계조치의 이용을 제한하거나 이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현행 WTO 보조금 협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회원국의 제안 및 이의 관철은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제임스 듈링(James Durling) 변호사는 “WTO 보조금 규율체제하에서 한국 정부가 허용되지 않는 보조금에 저촉될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경제구조조정에 대처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한국 정부가 직면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산자부는 미국과 EU가 지난 4월 1일과 24일의 예비판정을 통해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IMF와 합의하에 추진한 정부의 경제구조조정정책에 대해 보조금 혐의가 있는 것으로 판정함에 따라 우리 경제정책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위해 이번 심포지엄을 마련했다며 이번 국제 심포지엄의 결과가 미국과 EU가 우리 경제구조정책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증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