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카드` 이제부터 시작](2)엇갈리는 시장 전망

 지난 30일 전 금융권에 스마트카드를 도입한다는 정부 계획이 발표되자 관련 업계나 기관들이 잇따라 시장전망을 내놨으나 그 예측이 크게 엇갈리면서 ‘시장 부풀리기와 깎아내리기’라는 시각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본격적인 도입을 앞두고 시장전망이 갈리는 것은 각각의 시각차이와 함께 정확한 기반 조사가 미흡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본격적으로 스마트카드 시장이 개화되는 시점에서 명확한 시장 예측치가 필요하며 이를 기반으로 한 관련 기업의 옥석 가리기가 이뤄져야 시장 왜곡현상 등 부작용이 최소화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4조원과 6조원=스마트카드 시장 규모를 놓고 가장 큰 시각차를 보이는 곳이 다름아닌 금융감독원 내부다. 금융권 스마트카드 전면 도입 방침을 발표하기 2주일 전인 지난 4월 17일 전경련 회관에서 개최된 ‘제3회 e페이먼트 그랜드 포럼’에 발표자로 나온 금감원의 김인석 실장은 금융권 스마트카드 전면 도입으로 예상되는 교체비용이 약 6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현재까지 발행된 현금카드는 6000만장, 신용카드는 1억장에 달하며 이를 모두 교체할 경우 현재 비용으로 산출하면 총 전환비용은 약 1조5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신용카드 조회기의 전면 교체는 물론 6만대에 달하는 전국에 설치된 CD/ATM 업그레이드 등 인프라 비용으로 약 4조5000억원이 소요돼 이를 모두 합친 비용이 6조원이라는 것이다.

반면 같은 금감원의 IT업무실 김용범 실장은 30일 스마트카드 도입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6조원은 지나치게 부풀려진 금액이라며 전체 교체비용은 2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감원내에서도 교체비용에 대한 전망이 무려 4조원이나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이는 관련 시장의 활성화 측면과 안정성 제고를 위한 교체로 발생하는 비용부담이라는 측면에서의 시각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접근방식에 따라 시장규모가 큰 폭으로 달라지는 것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대목이다.

◇엇갈리는 시장전망=스마트카드 업계는 긍정과 부정적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한편에서는 산업활성화 측면에서 고무적이라는 의견을 내는가 하면 한쪽에서는 일단 환영은 하지만 무조건 성장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이번 스마트카드 도입 결정이 스마트카드 업계에 줄 단기적 혜택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전반적으로는 보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정수 하이스마텍 사장은 “보안성 향상 차원에서 금감원의 결정이 일단 긍정적이지만 비용부담 등의 문제가 걸림돌로 남아있어 인프라 구축 차원에서 국가 차원의 대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스마트카드 업계 활성화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스마트카드 전면도입 계획이 알려지면서 주식시장에서도 관련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요동을 치는 등 관심이 집중됐다. 이에 따라 증권 전문가들도 이에 대한 전망과 분석을 잇따라 내놓는 등 촉각을 세웠다. 대부분은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교체가 내년부터 서서히 진행됨에 따라 가시적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삼성증권 박재석 애널리스트는 “관련 업체들이 대체로 과평가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고 분석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